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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도, 살기도’ 힘든 대한민국···헛발질하는 정부

‘취업도, 살기도’ 힘든 대한민국···헛발질하는 정부

등록 2016.03.16 15:05

현상철

  기자

청년실업률 사상 최악, 소수 양질 일자리에만 몰려정부 지자체 고용대책 300개 시행 중···실효성 없어

“청년들이 취업하기 힘들다. 취업을 해도 ‘상명하복’ 조직문화에 감금된다. 1만원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게 없다. 내집 마련은 정말 꿈이 됐다.”

우울한 경험담들이 각종 경제지표로 증명되고 있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청년실업률은 12.5%를 기록해 1999년 관련 통계 기준이 변경된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달보다 3%포인트 치솟았다. 청년실업자는 5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만6000명 늘었다.

정부는 대학 졸업생이 발생하는 2월의 계절적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지만, 청년들을 흡수할 만큼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영향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0.

실제 올해 초 있었던 9급 공무원 시험에 청년 응시자가 전년보다 2만3412명 늘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인 공기업 신규채용은 전년보다 176명 늘어나는 데 그쳤고, 청년인턴 채용은 26%나 감소했다. 그나마 한수원과 한전에서 채용을 총 973명 늘린 영향이다. 30개 공기업 중 18곳은 채용을 줄였다.

어렵사리 취업문을 통과해도 한 주에 이틀 이상 야근을 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한국기업의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의 평균 야근일수는 2.3일(주 5일 기준)이다. 43%는 3일 이상 야근을 하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한국기업의 조직운영 방식은 ‘피처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임금은 박하다. 전경련에 따르면 2014년 임금근로자의 중위소득은 2465만원이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을 보면, 지난해 4분기 근로소득 증가율은 1.6%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청년가구의 소득증가율은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직장인의 58%는 연봉이 동결됐다.

저물가인데 체감물가는 올랐다. 1월 소비자물가는 0.8% 오르는 데 그쳐 디플레이션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 반면, 양파(117%), 파(49.9%) 등의 식탁물가는 올랐다. 소주, 두부, 햄버거 가격도 올랐다. 맥주와 라면 가격도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직장인 연봉을 순서대로 100명으로 압축해 나열했을 때 50번째에 해당하는 연봉이 2500만원도 안 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임금은 찔끔 올랐고, 서민물가는 크게 증가했을 뿐 아니라 높은 청년실업률과 비정규직 취업으로 청년들의 소득이 뒷걸음질 쳤다는 얘기다.

통계청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5000만원을 넘었다. 중위소득 직장인이 22년 동안 연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셈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해결의 첫 열쇠를 일자리 창출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미 298개의 고용대책이 시행 중이다. 다음달 말 일자리 대책이 또 발표된다. 예산도 청년일자리에만 2014년 1조3600억원, 지난해 1조9800억원, 올해 2조800억원이 투입됐다.

노동시장 변화나 양질의 일자리 창출 같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실효성 없는 정책이 남발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진영 한경영 부연구위원은 “청년고용을 올리기 위해 실효성 높은 정책 위주로 재편해야 한다”며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 해결 전에 청년실업 문제도 해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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