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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수출한국’···끝이 안 보인다

무너진 ‘수출한국’···끝이 안 보인다

등록 2016.04.05 07:38

수정 2016.04.05 07:52

현상철

  기자

13개 주력 수출품목 부진 심각···작년 9.4%↓FTA 효과 기대 낮아···美·日·中 주력 시장 암울정부의 늑장대처···유망품목·시장발굴 늦어져 수출위기 초래

무너진 ‘수출한국’···끝이 안 보인다 기사의 사진


수출이 우리나라 경제의 목줄을 옥죄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 ‘수출강국’, ‘무역 1조 달러 달성국’이라는 타이틀은 예전 것이 됐다. 수출 주전선수들은 힘을 잃어가고 있고, 사상 최장기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의 우리나라 경제기여율은 5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경제수장이 바뀌고, 수출과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장관이 변해도 상황은 변함없다. 대책은 쏟아지고 있지만, 뒷북·재탕 정책이 대부분이라 정부의 헛발질만 계속되고 있다. 수출강국 한국이 좌초위기에 직면했지만, 대외요인 영향을 크게 받았다라는 회피성·면피성 발언과 대책만 백화점식으로 늘어놓고 있다. 경제수장은 정치권과 기싸움에 한창 몰두하고 있다.

수출을 바탕으로 옹기종기 얽혀있는 우리경제는 경제수장의 무능함과 정부의 헛발질 속에서 ‘진짜 위기’를 맞고 있다.

◇무너지는 주전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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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3개 수출 주력품목은 2006년 정해진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2014년에는 2.3%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9.4% 감소했다. 수출부진이 시작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올해 1월에는 이례적으로 품목 모두 수출이 뒷걸음질 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 반도체, 선박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출품목이 일제히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석유화학이나 석유제품 등 국제유가 크게 영향을 받는 부문도 저유가 영향을 받아 제품단가가 낮아지면서 수출을 끌어내렸다.

자동차 수출은 1월 75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고, 2월 현재 수출과 생산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ICT 역시 5개월 동안 수출이 뒷걸음질 중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의 90%를 담당했던 ICT 수지도 5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더니 2월 들어 6년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대중국 수출도 5년 만에 가장 부진했다. 반도체도 2013년 2월 이후 3년 만에 수출이 가장 부진했다.

선박과 석유화학, 석유제품의 수출감소는 올해 3월 전체 수출감소의 69%를 차지해 부진을 주도했다.

반면, 화장품, OCED, SSD 같은 유망품목의 수출은 지난해 53.5%, 25%, 26.6% 각각 증가했다.

우리나라 수출 주전선수들의 교체시기가 다가온 셈이다.

◇FTA 효과 기대 힘들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공식 발효됐다. 10년간 1%에 가까운 추가적인 성장률 상승이 기대된다. 한중FTA와 함께 베트남, 뉴질랜드와의 FTA도 발효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52개국과 FTA를 통한 세계 3위의 경제영토를 가졌다.

하지만 중국과 베트남은 예전부터 우리나라와 교역이 활발했던 국가다. FTA 발효로 눈에 띄는 수출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관세혜택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갖춰 기존 시장을 유지하는 데 좀 더 수월해졌을 뿐이다.

오히려 최근 글로벌 시장은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 한중일 FTA 등 메가FTA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 개의 메가FTA에 발을 걸쳐 놓고 있지만, 협상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새로운 무역 트렌드에 한 발 뒤쳐진 것이다.

◇사상 최장기 수출부진···‘저성장-저수출’ 뉴노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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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8.2% 감소한 4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5개월 연속 뒷걸음질이다. 2월 사상 최장기 수출감소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이전까지는 2001년 3월부터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이 최장기였다.

수출이 부진하자 수출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기여한 정도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성장률에 영향을 준 정도를 나타내는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2011년 202.7%까지 올랐지만, 2013년 82.7%로 감소한 뒤 2014년 45.5%까지 추락했다. 지난해는 23.1%로 추정된다.

수출부진의 배경에는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고, 중국의 경기 둔화, 저유가 등 부정적인 대외여건이 있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문제, 중국과 주력 수출품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의존도 같은 구조적인 문제도 작용했다.

1980년대 중후반 ‘3저 호황’을 누린 이후, 우리나라 수출부문의 호황은 중국의 고속성장이 한창이던 2000년대 중후반 때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무역 1조 달러 달성’을 4년 연속 이어갔었다. 수출품목 역시 13대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이뤄져 이들 품목은 더욱 공고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다.

최근의 수출부진은 이러한 호황의 역풍이라 볼 수 있다. 중국의 중고속 성장 선언과 석유류 제품의 수출급감은 전체 수출성적을 끌어내리는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수출이 호황일 때 새로운 시장을 찾아 발굴하고, 향후 주력 품목이 될 성장잠재력이 큰 제품을 지원해야 했지만, 정부는 수출부진의 늪에 발이 잠긴 이후인 지난해 7월 께 수출종합대책을 내놨다.

수출기업의 마케팅을 지원을 2배 늘리고, 내수기업을 수출기업화하고, 신시장, 신성장동력을 찾아 지원을 해도 이미 늦은 셈이다. 최근 다양한 대책을 발표하고 정부정책의 초점을 수출에 맞춰도, 당분간 이들이 성장하고 성과를 내면서 수출을 끌어올리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예전처럼 100달러 위로 상승한다고 기대하기 어렵고, 중국의 경제 체질변화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이러한 글로벌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지금 위기를 맞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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