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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에 떨던 한국···반사이익 기대

[아베노믹스의 비극]엔저에 떨던 한국···반사이익 기대

등록 2016.04.19 09:29

강길홍

  기자

마이너스 금리에도 엔화 가치 강세日수출경합도 높은 韓기업에 긍정적아베 정부, 엔화 낮추려 개입 가능성“엔화강세 속도 늦추는 데 그칠 것”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면서 지속됐던 엔저 현상이 돌아서고 있다. 수출 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게 될지 주목된다.

15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09.00~110.00엔 사이에서 움직임이고 있다. 일본은행이 200조엔(약 2120조원)을 뿌리면서 지난해 6월 125엔대까지 올랐던 환율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 불안과 유럽 은행의 건전성 문제 등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탓이다.

엔화 가치 상승으로 ‘엔저 호황’을 누리던 일본 기업들의 실적도 급감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신문에 따르면 올해 엔고로 인한 일본 기업의 이익 감소가 5조엔(약 53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의 공세로 수출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주요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국간 수출경합도 및 점유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한국과 수출 경합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58.8p(100p에 가까울수록 수출경쟁 심화)인 일본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시장에서 61.2p로 월등히 높았고, 중국 시장에서는 57.5p였다.

특히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자동차·조선·철강 등의 업체들이 엔저 공세에 시달려왔다. 일례로 현대기아차가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하는 동안 토요타·혼다·닛산 등 일본업체들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결과다. 하지만 엔고가 이어지면 반대로 한국 수출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낮아진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시장에서 일본과 가장 치열하게 경합하는 한국으로서는 엔고 현상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를 낮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불확실성만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일본은행은 지난 1월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최초로 시행한데 이어 엔고가 지속될 경우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공공사업 관련 예산 12조엔 중 10조엔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양적완화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추가 인하가 별효과가 없을 것으로 관측되기도 한다. 일본 정부는 마이너스 금리를 통해 소비가 늘어나길 기대했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가계와 기업들은 오히려 돈 쓰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단기금융시장 거래 규모도 급감했다. 결국 마이너스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더라도 오히려 엔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베노믹스의 성공을 담보할 핵심수단이 ‘엔화약세’라는 점에서 일본정부는 엔화강세를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외환시장 개입은 엔화강세 속도를 늦추는 것일 뿐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또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 통화정책 신뢰가 추락하며 엔화는 약세에서 강세로 돌아섰다”며 “일본이 추가로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금리를 내린다 하더라도 엔화를 약세로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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