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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애-정략결혼 사이, 그래도 혼맥은 살아있다

자유연애-정략결혼 사이, 그래도 혼맥은 살아있다

등록 2016.05.24 13:55

강길홍

  기자

시대가 지나도 혼맥 강조 여전자유연애도 결국은 재벌가끼리해외유학·지인소개로 연애 시작비슷한 환경에서 만나 결혼으로

‘현대차그룹’-‘애경그룹’ 사돈 결실 정성이 이노션 고문 아들 선동욱씨-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손녀 채수연씨 결혼식.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현대차그룹’-‘애경그룹’ 사돈 결실 정성이 이노션 고문 아들 선동욱씨-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손녀 채수연씨 결혼식.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재계 혼맥이 정략결혼이 많았던 과거와 달라졌다고 하지만 그들만의 혼맥은 여전히 살아 있다. 집안끼리 결혼을 약속하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면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혼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최근에 이뤄졌던 현대차그룹과 애경그룹의 혼사는 이러한 세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 선동욱씨는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차녀 채수연씨와 지난 4월15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두 사람 모두 미국 뉴욕에 있는 대학에서 유학 중이다.

앞서 애경그룹은 세아그룹과도 혼맥으로 연결됐다. 채 부회장의 장녀 채문선씨는 지난 2013년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와 결혼했다. 이태성 전무는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두 사람은 2012년부터 만남은 가져오다 이운형 회장이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별세하면서 결혼을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운전기사 폭행으로 갑질 논란을 겪은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도 유학 중 만난 인연이 평생의 인연이 됐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4남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인 정일선 사장은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녀 은희씨와 1996년 결혼했다. 두 사람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유학하면서 만나 결국 결혼으로 이어졌다.

주변 지인을 통해 자연스럽게 재벌가끼리 혼사를 맺는 경우도 많다. 정일선 사장에 앞서 갑질논란을 겪었던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그런 경우다. 정일선 사장과 이해욱 부회장은 평소 골프를 함께 칠 정도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훤미씨의 외동딸 김선혜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역시 친지의 소개로 처음 만나 수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했지만 단순한 연애 결혼이라고 보기 어렵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LS, 코오롱가와 사돈을 맺었다. 장남 박서원 전무는 LS가인 구자철 예스코 회장의 장녀 구원희와 2005년 화촉을 밝혔다. 하지만 두 사람은 2010년 이혼했다. 차남 박재원씨는 지난 2014년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범한 결혼식을 올렸는데 뒤늦게 신부쪽 집안이 코오롱가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손주홍 조이렌트 대표는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의 3녀 가은씨와 2006년 결혼했다. 두 사람 역시 중매로 만났지만 연애를 거쳐 결혼에 골인했다. 손경식 회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외삼촌이다.

다양한 재벌가와 사돈을 맺고 있는 금호가의 화려한 혼맥은 오너 3세 시대에서도 이어진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재영씨는 구자훈 전 LIG그룹 회장의 3녀인 문정씨와 결혼했다.

또한 고 박정구 회장의 4자녀는 모두 재벌가 혼맥으로 연결됐다. 장녀 은형씨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차남 김선협씨와, 차녀 은경씨는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아들인 장세홍 한국철강 대표와, 삼녀 은혜씨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 대표와 결혼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14년에는 장남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보가 GS가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차녀 허지연씨와 혼인했다.

최근 맺어진 재벌가 혼맥을 살펴보면 당사자끼리 먼저 만나 연애 후 결혼을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들이 자연스럽게 만나 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들만의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지인의 소개도 결국은 집안끼리의 합의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계 혼맥이 자유로워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정략으로 의심받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재벌간의 혼사는 여전히 비즈니스 측면이 고려된다는 평가도 있다. 과거 집안끼리 약속을 통해 얼굴 한번 보고 결혼하는 것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사업적인 측면이 아예 무시되지는 않는 것이다.

또한 재벌가에서 평범한 연애 결혼 후 결국은 이혼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기 때문에 오히려 재벌가끼리 만나 결혼하는 것이 낫다는 시각도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평사원이었던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과 양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지만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결국 재벌가끼리 자연스럽게 만나 연애 후 결혼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H그룹의 장남과 S그룹의 장녀도 사회생활을 통해 만나서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또한 현재 혼기를 맞은 재벌가 3·4세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결혼 소식을 통해 재벌가 혼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 3~4세로 내려오면서 자유연애를 통한 결혼이 많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보면 결국은 정략결혼이 경우가 심심치 않다”며 “만나는 인맥 범위가 한정돼 있고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하다보니 결국은 재벌가 자녀끼리 결혼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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