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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수주전 승부, CEO가 갈랐다

강남 재건축 수주전 승부, CEO가 갈랐다

등록 2017.03.30 09:17

수정 2017.04.01 03:22

김성배

  기자

과천주공1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나서 대역전조합 사무실, 홍보 영상에도 등장해 지원사격최치훈 래미안 철수 잠재우기 행보 거부···패전정수현 디에이치 론칭, 강남 H벨트 의지 불태워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좌측)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가운데)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좌측)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가운데)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 CEO(최고경영자)들이 국내 최고 주거타운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수주전 승부에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디에이치, 자이, 아크로, 푸르지오 써밋 등 최고급 브랜드를 앞세워 CEO가 직접 조합원을 만나는 등의 행보가 수주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반면 사장이 직접 나서지 않아 수주에 실패했다는 뒷말이 나오는 곳도 있어 강남재건축의 경우 사장들까지 가세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남권 수주 성공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박창민 사장이 이끄는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의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다. 과천주공1단지는 예정분양가가 3.3㎡당 3300만원을 넘는 곳으로 과천은 시장에서 준강남권으로 분류된다. 대우건설은 지난 26일 열린 시공자 선정 총회에서 총 1012표 중 381표를 얻어 경쟁사들을 제쳤다. 경쟁사인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각각 363표와 261표를 얻었다. 연초 초반 수주전에서 이 단지에 현대건설을 선호하는 노령층이 많아 현대 디에이치에게 뒤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대우건설은 이날 박창민 사장이 직접 조합 사무실을 찾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대역전극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박창민 사장은 이날 시공자 선정 당일 조합 사무실을 찾아 사업 제안서 내용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대형 건설사 대표이사가 조합 사무실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박 사장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홍보영상에도 출연했다. 그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대우건설 ·현대건설 ·GS건설 합동설명회 영상에도 나서 “진심을 응원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사장은 “대우건설의 역량을 모아 하이엔드(high-end) 주거명작을 만들고자 한다”며 “사업 제안서에 담긴 조건은 최고의 단지를 만들고자 하는 대우건설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8월 착공을 위해 자신이 직접 주요 사항을 챙기겠다고 말해 조합원들의 표심을 움직였다.

삼성물산·GS건설의 과거 수주전도 공교롭게도 CEO 가세 여부에 승부가 갈렸다. 실제 재작년 말 진행된 무지개아파트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은 ‘래미안 텃밭’이라 불리는 서초동임에도 조합원 투표 결과 725대 402표로 GS건설에 대패했다. 당시 삼성물산 회사 내부에서 래미안 매각설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최치훈 사장의 현장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국 최 사장이 직접 현장에 출격하지 않았고 래미안 철수설을 잠재우지 못하는 등 수주전에서 힘이 빠지면서 GS건설에 무릎을 꿇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CEO가 주도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해 강남 재건축 시장을 공략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정수현 사장이 이끄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브랜드다. 정 사장은 강남권에서 기존 힐스테이트 브랜드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대규모 강남권 벨트를 조성하기 위해 현대건설 지난 2015년 현대건설 주택상품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론칭했다. 디에이치는 현대(Hyundai)의 영문 머리글자인 H를 형상화한 것으로, 상류층이 거주하는 최고급 주택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의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의 상위 개념으로, 3.3㎡ 3500만원 이상의 고가 단지에만 적용한다. 이 브랜드는 지난 2015년 6월 대형건설사간 수주 경쟁이 치열했던 서초구 삼호가든맨션 3차 재건축 사업에 현대건설 프리미엄 브랜드로 처음 등장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1호단지로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 한‘디에이치 아너힐즈’를 지난해 8월 공급한 결과 정당계약 4일 만에 완판했다. 정수현 사장은 최고급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로 강남권 시장의 적극적인 수주를 통해 H벨트를 조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신임 하석주 사장이 이끄는 롯데건설도 오는 5월 강남권이나 한강변 고급 주택단지를 공략하기 위한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토목건축은 물론 택지지구 축소로 주택사업마저 먹거리가 줄면서 대형건설사들이 강남 재건축 앞으로 진격하고 있다. 때문에 CEO들이 강남 시장에 얼굴을 내미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무장하고 강남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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