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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도미노 반납’ 가시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도미노 반납’ 가시화

등록 2017.09.04 15:00

임정혁

  기자

1위 롯데, 이대로 힘들다··“사업권 반납 검토”인천공항공사, 국가계약법 따른 세수 ‘요지부동’

국내 면세점 사업 1위를 자랑하는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업계 전체의 사업권 반납 도미노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에 따라 영업에 타격을 입은 면세점 업계가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인하를 지속해서 요구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사업권 반납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극적인 상황이 아니고서야 인천공항공사의 태도가 변하지 않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인천공항공사는 이날 한국면세점협회를 통한 업계의 임대료 인하 요구에 “검토 중이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가 국제 여객이 전년 대비 40% 이상 급감한 제주, 청주, 무안, 양양 등 4개 공항에 대해 면세점 임대료를 30% 인하하고 납부 시기도 유예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같은 태도를 보여 업계 내 한숨이 깊어졌다.

국토부 발표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한국면세점협회에서는 롯데, 신라, 신세계 면세점 대표가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만나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으나 이날 요구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임대료를 국가계약법을 준수해 거둬야 하는 세수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임의로 인하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내놓고 있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인천국제공항 연 매출의 40%(지난해 기준 약 8656억원)에 달하는 면세점 임대 수익을 인천공항공사가 쉽게 포기할 수 없어서 지금과 같은 태도를 보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유커) 감소를 면세점 업계는 ‘대외 환경’으로 정의하고 정부와 인천공항공사 등의 고통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정상적인 영업 환경에서 매출 타격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손 쓸 수 없는 외부 정치 환경 때문에 발생한 손실이라는 주장이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6.6% 감소한 2조533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2326억원에서 올해 74억원으로 96.8%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상반기 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상반기 270억원대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업권 반납 검토를 하고 있다고 털어놓은 롯데면세점의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인천공항 3기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롯데의 5년간 임대료는 4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라(1조5000억원대)나 신세계(4000억원대)보다 임대료가 훨씬 많은 수치다. 이 가운데 롯데는 계약 기간 3∼5년차인 올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전체 임대료의 약 75%를 지급해야 한다. 남은 기간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해 4년차와 5년차에는 연간 1조원 이상을 내야 하는 것으로 현재 추산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계약 당시엔 적자를 감안하고 이러한 계약을 했다. 당장 올해 상반기에 적자가 발생했으니 사업권 반납을 하겠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작년에도 적자가 발생했지만 갑자기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사드 사태가 터진 것이다. 임대료는 높아지는데 상황이 계속 악화한다면 적법한 절차 안에서 사업권 반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라와 신세계면세점도 해가 거듭될수록 임대료가 상승하는 방식으로 인천공항공사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내 면세점 사업 1위인 롯데가 사업권을 반납하면 자칫 사업권 포기가 줄줄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들이 계속해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인천공항공사가 요지부동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인천공항공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1조3000억원에 영업 이익률 60%에 가까운 실적을 달성했는데 여기서 조금만 임대료 인하 등으로 같이 상생하는 태도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토로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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