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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숏리스트 발표··· ‘Double Choi’의 다음 노림수는?

하나금융 숏리스트 발표··· ‘Double Choi’의 다음 노림수는?

등록 2018.01.17 17:45

수정 2018.01.17 19:47

차재서

  기자

하나금융 회추위, 당국 권고에도 일정 강행 최종구·최흥식, ‘신관치’ 여론에 입장 돌린듯금융당국-하나금융 대결 양상은 ‘현재진행형’“각종 의혹 검사결과에 따라 국면 바뀔수도”

가계 부채 종합 대책 공식 합동 브리핑.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가계 부채 종합 대책 공식 합동 브리핑.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하나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가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숏리스트)을 발표했다. 선임 절차를 미루라는 금융당국의 강경한 요청에도 일정을 강행한 것이다. 결국 하나금융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해온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체면을 구긴 모양새가 됐다.

전날 하나금융 회추위 측은 김정태·최범수·김한조 등 3명으로 구성된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을 공개하며 “금융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여 연기를 검토했으나 이미 개인별 통보가 완료됐기 때문에 변경이 어려워 예정대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당국이 회장 선임 일정 연기를 권유한 것에 대한 해명이다. 금감원은 지난 12일 열린 하나금융 회추위 간담회에서 구두로 선임절차 연기를 권고했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자 15일 공문을 보내 일정 조정을 요청했다.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과 은행권 채용비리 등의 사실 관계를 정리하기까지 1~2주가 소요되는 만큼 결과를 기다린 뒤 후보를 선정해도 늦지 않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회추위는 당국의 요청에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비롯한 내·외부 후보 7명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숏리스트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바라보는 최종구 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의 심경도 편치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해말부터 금융권 CEO의 ‘셀프연임’을 문제삼으면서 김정태 회장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만든 당국과 하나금융의 신경전은 최종구 위원장의 발언에서 촉발됐다. 그가 지난해 11월말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사 CEO가 본인의 연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논란거리”라며 “CEO 스스로 자신과 가까운 사람으로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짠다는 논란이 있다”고 지적한 것부터다.

최 위원장은 이달 15일에도 “금융은 특별하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언제나 옳고 어떠한 경우도 간섭받아선 안된다는 우월의식에 젖은 사람이 있다면 빨리 생각을 고치길 바란다”면서 김 회장을 향하는 듯한 쓴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최흥식 금감원장도 시종일관 최 위원장의 생각에 동조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게 지난달 언론사 경제·금융부장 조찬 간담회 자리에서의 발언이다. 당시 그는 “상식적으로 현직 회장이 연임을 앞둔 경우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배제해야 하는데 어느 지주사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그런 형태로 논의가 되니 의혹이 제기되고 ‘셀프추천’ 지적도 나오는 게 아니겠나”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금융당국 수장이 연이어 작심발언을 쏟아내자 금감원도 서서히 하나금융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하나금융의 지배구조에 대한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과 채용비리 등과 관련해서도 검사에 착수했다. 회장 인선 작업을 둘러싼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의 갈등은 극도로 치닫는듯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양상은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청와대의 코멘트와 함께 일단락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을 향해 칼날을 겨누던 금융당국은 ‘알아서 할 일’이라며 한 발 뒤로 물러섰고 금감원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는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겠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놓고 외부에서는 두 금융수장이 ‘신관치’라는 비난 여론에 못이겨 입장을 선회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들의 대결구도가 완전히 종식되지는 않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나금융 측이 현재 각종 의혹으로 검사를 받는 입장인 만큼 당국이 언제든 다시 칼을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또한 이상화 전 독일 하나은행 지점장에 대한 인사특혜 의혹과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의혹에 대한 조사는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두 사안은 전 정권과도 관련이 깊어 현 정부가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과거에도 당국에 밉보인 금융사 CEO가 물러난 사례가 있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지난 2010년 4연임에 성공했으나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에 따른 중징계로 회장직을 내려놨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역시 2009년 KB금융 회장에 내정된 뒤 금감원의 강도 높은 검사로 사퇴하고 말았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비록 하나금융 측이 이번 발표로 차기 회장 선임의 8부능선을 넘기는 했지만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라며 “깊어진 금융당국과의 갈등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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