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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하나금융, 금융당국 요구에 화답은 했는데···

KB금융·하나금융, 금융당국 요구에 화답은 했는데···

등록 2018.02.06 13:49

수정 2018.02.06 16:13

정백현

  기자

나란히 사외이사 추천 과정서 현직 회장 배제빠른 요구 수용으로 호의적 분위기 전환 유도당국, 채용비리 해결과는 별개 행보 나설 듯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스웨이DB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스웨이DB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나란히 현직 회장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제외하겠다고 나서면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투명화 바람에 화답하고 나섰다. 물론 이들 회사와 당국 사이의 훈풍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5일 사추위 회의에 참석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사추위에 불참하겠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윤 회장의 뜻대로 회장을 사추위에서 빼기로 규정을 정비하고 이를 제도화할 계획이다.

또 상시위원회와 확대위원회로 이원화해 운영 중인 지배구조위원회는 기능에 따라 회추위와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 타 금융지주의 임추위 또는 자경위의 역할)로 분리하고 현직 회장은 회추위에서 빠지기로 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앞으로 사추위에서 현직 회장을 제외하기로 확정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말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통해 회추위에서 빠지기로 한 바 있다.

특히 김정태 회장은 지난 1월 22일 차기 회장 후보로 선임된 후 “금융당국의 금융혁신 추진 방안과 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면서 당국 앞에 납작 엎드리는 모양새를 취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윤종규 회장은 계열사 CEO를 선임하는 대추위에만 소속되고 김정태 회장은 이사회운영위원회와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만 이름을 올리게 됐다.

두 금융지주가 이처럼 움직인 것은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완전히 수긍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일부 금융지주의 회장과 사외이사 선임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며 대대적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행정적 압박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도 던졌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이들 금융지주에 경영유의 조치까지 내렸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부터 자체적 개선 움직임에 나섰고 새로 달라진 회추위 규정에 따라 김정태 회장이 회장에 선임됐다. KB금융지주도 당국의 경영유의 조치 이후 빠른 해결 의지를 내비쳤고 결국 윤 회장의 활동 폭을 최소화하게 됐다.

두 금융지주사가 비교적 빠른 시점에 당국의 개선 요구를 수용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당국과 두 금융지주사 간의 긴장감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국의 희망대로 경영진 선임 절차를 스스로 대폭 손질한 만큼 압박 강도가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특히 두 금융지주사가 지속적으로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계획에 동조하는 분위기를 보일 경우 금융당국이 진행하기로 한 각종 검사의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김정태 회장은 상대적으로 무난한 가운데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일각에서는 두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 수긍이 은행권 채용비리 처벌에 대한 선처 호소용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지배구조 개선 문제 해결과 채용비리 규명은 별개의 문제인 만큼 당국이 별도의 시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두 금융지주가 비교적 빠르게 당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은 당국의 바람을 빨리 들어줄수록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는 판단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라며 “당국도 금융권의 자체적 개선 의지를 감안해 유화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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