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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쇄신 나선 DGB금융···현실화 된 ‘박인규 라인’ 몰락

인적 쇄신 나선 DGB금융···현실화 된 ‘박인규 라인’ 몰락

등록 2018.07.06 13:55

수정 2018.07.06 14:17

정백현

  기자

승진·유임자, 대구상고-영남대 출신 대폭 감소요직 맡던 박인규 전 회장 측근 임원 대거 퇴임특정 학맥 중시 않고 능력 우선 인사 기조 밝혀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후 한 달 만에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시작했다.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그룹 지주회사인 DGB금융지주와 주력 자회사인 DGB대구은행의 임원을 대거 교체했는데 대구상업고등학교(현 대구 상원고등학교)와 영남대를 나온 이른바 ‘박인규 라인’이 대거 정리됐다.

DGB금융그룹은 지난 4일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사표를 낸 17명의 임원 중 11명을 퇴임시키고 6명을 유임시켰으며 8명을 승진 발령했다. 임기가 남은 변대석 대구은행 상임감사 또한 유임 처리됐다.

이번 임원 인사를 계기로 물러나게 된 사람은 총 11명이다. DGB금융지주에서는 차기 대구은행장 내정자에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김경룡 부사장과 김남태 준법감시인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대구은행에서는 여민동 공공금융본부장, 이준걸 경영기획본부장, 김윤희 자본시장본부장, 오동수 IT본부장, 김영탁 준법감시인, 임장호 부산·울산·경남본부장, 김태종 미래본부장, 문현재 경북서부본부장, 권장오 대구본부장 등이 물러나게 됐다.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퇴임자의 면면을 보면 대구상고-영남대 출신의 이른바 ‘박인규 라인’이 몰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퇴임자 11명 중 대구상고 출신은 무려 6명에 달했고 영남대 출신도 4명이었다. 이중 김경룡 전 부사장은 박인규 전 회장의 대구상고-영남대 직속 후배였다.

김 회장은 이번 인사를 단행하며 “고객과 지역사회, 금융당국 기대에 부응하는 근본적 인적 쇄신을 바탕으로 그룹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지역 경제 부흥에 이바지 하겠다”며 “지배구조와 핵심 역량, 질적 성과를 개선해 우수한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고 변을 밝혔다.

대구상고-영남대 출신 임원들에 대한 대대적 정리는 이미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무엇보다 대구상고와 영남대를 나온 박인규 전 회장 재임 시절 이들이 승승장구했고 박 전 회장을 비롯해 그들 중 다수가 여러 비리에 연루돼 DGB금융의 명성을 깎아먹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말 박 전 회장이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기존의 임원들을 내보내고 그 자리에 대구상고-영남대 출신 임원을 대거 채우면서 ‘호위무사 밀어주기’ 논란이 심각했다는 점은 ‘박인규 라인’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원인이 됐다.

더구나 새로 취임한 김태오 회장이 전통적으로 지역 내에서 대구상고 출신 인사들과 라이벌 관계에 있는 경북고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대구상고 출신 인사들이 앞으로 DGB금융그룹 안팎에서 주목 받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인사 발표 이전부터 이어졌다.

대구상고-영남대 라인의 몰락은 승진자와 유임자의 출신 학교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승진자 중에서 대구상고 출신은 황정호 준법감시인 1명뿐이었고 영남대 출신 또한 임성훈 공공금융본부장 겸 서울본부장과 임효택 대구본부장 등 2명에 불과했다.

유임자 중에서도 살아남은 대구상고 또는 영남대 출신 인사는 박명흠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영남대)과 황병욱 대구은행 IT본부장 겸 미래금융본부장(대구상고-영남대), 서정동 대구은행 여신본부장(대구상고) 등 3명 뿐이었다.

유임자 중에도 박인규 전 회장과의 연계설이 불거지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단순한 학연에 의지하기 보다는 업무 능력과 성과를 인사 평가의 기반으로 두고 유임시켰다는 것이 DGB금융 측의 설명이다.

눈여겨 볼 부분은 김 회장의 모교인 경북고 출신 인물이 이번 임원 인사에서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교 출신 임원을 전면에 대거 등용했던 박 전 회장과는 비교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인사 특징을 볼 때 김태오 회장의 향후 인사 트렌드는 과거의 과오를 깨끗이 청산하고 학연에 얽매이지 않는 개방적 조직 구성에 방점을 찍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특정 학교에 편중되지 않고 능력 중심의 인사를 단행하고 별도 프로그램을 통해 임원을 선발한 것은 김 회장의 조직 혁신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특히 지방은행의 최대 약점인 학맥 우선주의를 타파했다는 점이 호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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