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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의 ‘빅딜’···신한금융史 이름 남긴 조용병

[신한금융, 오렌지라이프 인수]11년 만의 ‘빅딜’···신한금융史 이름 남긴 조용병

등록 2018.09.05 11:22

수정 2018.09.05 11:28

차재서

  기자

신한지주, 옛 ING생명 2조2989억원에 인수 조흥은행·LG카드 이은 빅딜로 재도약 발판 신한카드에 편중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개편 조용병 회장의 ‘인오가닉 성장’ 전략 결실로

사진=신한금융지주 제공사진=신한금융지주 제공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인수를 확정지으며 그룹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했다. 신한지주 입장에서는 11년 만에 이뤄지는 ‘빅딜’이다. 이로써 조 회장은 조흥은행과 LG카드(현 신한카드)에 이어 그룹에 ‘ING생명’이라는 날개를 달아준 수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신한금융지주는 5일 오렌지라이프의 지분 59.15%를 주당 4만7400원, 총 2조2989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오렌지라이프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측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신한지주는 금융당국의 심사 절차를 거쳐 연말까지 거래를 모두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지주는 지난달초 오렌지라이프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협상을 재개하며 적정 인수 가격을 논의해왔다. 지분 가격을 3조원까지 생각하던 MBK파트너스가 눈높이를 낮춘 가운데 2조원을 부른 신한지주도 한발 뒤로 양보함에 따라 양측이 극적인 타협점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신한지주가 손해보험사 인수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점쳐왔다.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KB금융과 달리 그룹 내 손보사를 두고 있지 않아서다. 하지만 생명보험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판단한 조용병 회장은 지난해부터 생보사 인수를 추진해왔고 결국 인수를 성사시키기에 이르렀다.

조 회장의 결단에 따라 오렌지라이프를 손에 넣은 신한지주는 그룹 수익 기반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보험 사업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신한카드에 편중된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에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비중이 각 56%와 44%로 나타나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비은행부문 이익 1조3800억원 중 신한카드가 65.9%(9100억원)를 차지하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오렌지라이프가 완전히 합류하면 신한카드가 짊어진 부담도 일정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또 이번 거래는 ‘금융권 인수합병 역사의 산증인’ 신한지주가 2007년 LG카드 이후 10여년 만에 M&A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규모 면에서도 LG카드(6조7000억원)와 조흥은행(3조3000억원)에 이은 신한지주의 역대 세 번째 거래다. 2001년 9월 출범한 신한금융은 제주은행과 굿모닝증권(2002년), 조흥은행(2003년), LG카드(2007년)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온 회사다. 굵직한 금융사가 인수될 때마다 이용자가 대거 유입돼 수익 기반이 넓어졌고 지주 주가까지 수직상승하는 호재를 누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쟁 금융그룹에 추월을 허용했다. 이렇다보니 그룹 안팎에서 과거에 안주하는 게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를 의식한 듯 조용병 회장은 취임 후 지분투자나 인수합병을 바탕으로 하는 ‘인오가닉(Inorganic) 성장’을 핵심 전략으로 표방한 뒤 국내외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지속해왔다. 계열사를 통해 인수한 호주 안츠(ANZ)은행의 베트남 리테일 부문과 ‘베트남 푸르덴셜소비자금융(PVFC)’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실적이 없던 국내에서도 ‘오렌지라이프’까지 인수하면서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큰 그림을 완성하게 됐다. 특히 조 회장은 지난달 26~31일로 계획했던 북미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 불참하며 강력한 인수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인수가격이 높은 수준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의 경우 KB금융은 2조2000억원에 ING생명 지분 100%를 인수하려다 이사회 반대로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듬해 ING생명이 MBK파트너스로 넘어갈 때의 가격은 약 1조8000억원이었다. 이에 비해 신한지주가 협의한 가격은 2조3000억원 정도여서 59.15%라는 지분율을 감안한다면 다소 비싸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 인수는 신한금융그룹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인해 자칫 ‘승자의 저주’가 찾아올 수 있는 만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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