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와해 움직임···검찰 조사 받을 것”“국정 조사서 반드시 다루겠다” 예고도직원 SNS 주시 문건 등 근거로 공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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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혜선 정의당 의원(왼쪽 세 번째)이 13일 오전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포스코 노동자 금속노조 가입보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추 의원은 13일 오전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포스코 노동자 금속노조 가입보고 기자회견’에서 “최정우 회장 등 회사에 경고한다. 어용 노조 설립시도와 노조 와해 등 행태가 지속되면 최 회장은 검찰 포토라인에 설 것”이라며 “저와 정의당은 이 문제를 포함한 적폐를 반드시 국정감사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부에도 강력히 호소한다. 한반도 평화의 시대에는 포스코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노조할 권리가 국민의 기업이라고 불리는 포스코에서도 꽃 피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는 최근 포스코 내 새로운 노조 설립을 알리는 동시에 포스코 내부에서 노조 설립을 방해하는 활동을 멈추기 위해 계획됐다고 민주노총 관계자는 밝혔다.
추 의원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스코는 노조 활동에 가입할 것으로 의심되는 직원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몇몇 주도적인 인물로 예상되는 이들에 대한 1대1 개별 면담을 진행하는 등 노조 설립 방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포스코 김순기 노무협력실장이 현장 직책보임자에게 보낸 ‘대응지침’을 근거 중 하나로 공개했다. 이 대응지침을 보면 포스코 노무협력실은 ▲일부 직원들의 SNS를 통한 회사 음해 ▲외부세력과 연계해 회사 경영층에 대한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 ▲유언비어 유포 직원에 대한 단호한 대처와 인사부서 통보 등을 현장 직책 보임자에게 주문했다.
표면적으론 근무 기강 확립을 내세우고 있지만 노무협력실의 현장 지침 하달 자체를 우회적인 노조 설립 압박으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달 취임 100일 앞둔 최 회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최 회장 취임 이후 노조 설립 관계자들이 주장하는 비상식적인 기업문화에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추 의원과 민주노총 관계자를 포함해 포스코 하늘색 작업복과 가면을 쓴 노동자 9명이 참석했다.
추 의원은 “여기 있는 분들이 가면을 쓰고 계시니까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빨리 가면을 벗고 함께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어렵게 제 의원실 문을 열고 이분들이 들어왔을 때 인생을 통째로 들고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1988년 노조가 설립됐지만 1993년 비위 행위로 대거 이탈해 현재는 10여명이 가입한 상태로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포스코의 임금협상은 노조가 아닌 사태 소통창구인 노경협의회에서 맡아오고 있다. ‘50년 무노조 경영’이라는 평가 속에서 최근 민주노총 산하 새로운 노조 설립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 노조 설립 법률지원단의 권영국 변호사는 “노경협의회는 교섭권 조직이 아니고 그저 협의할 수 있는 조직에 불과하다. 노경은 말 그대로 노동과 경영을 붙인 노사협의회로 보면 된다”며 “노사협의회에는 단체행동권 등이 하나도 없다. 현재 포스코 노경협의회는 회사 내 노무기구로 전락해 노동조합을 무마하기 위한 기구로 활용되고 있는 게 실상”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지난 8월 포스코 노동자 몇몇이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개설해 동료 노동자를 참여시켰다. 한 달이 되기도 전에 참여자는 1000명을 넘어섰고 현재 17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토론하는 광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오픈 채팅방 대부분이 노조 창립 필요성에 공감했고 상당수가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에 동의해 노조 설립이 추진됐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dori@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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