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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무능력·무검증···‘3無’ 보험연수원장 취임 강행 논란

무자격·무능력·무검증···‘3無’ 보험연수원장 취임 강행 논란

등록 2018.12.11 15:36

수정 2018.12.11 15:39

장기영

  기자

보험연수원, 13일 정희수 원장 취임뒷북 취업승인 논란에도 결정 고수 프로필에서 ‘철새 정치인’ 경력 삭제보험 관련 경력 전무한 문외한 인사

무자격·무능력·무검증···‘3無’ 보험연수원장 취임 강행 논란 기사의 사진

보험연수원이 정치권 낙하산 인사 논란 속에 취업자격에 대한 뒷북 검증을 받은 3선 국회의원 출신 정희수(65) 원장 내정자<사진>의 취임을 강행하기로 했다.

원장 선임권을 쥔 보험업계는 무자격, 무능력, 무검증의 ‘3무(無)’ 보험연수원장을 자리에 앉혔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연수원은 오는 13일 정희수 원장 내정자의 취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정 내정자가 지난 10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 공직자 취업 심사에서 보험연수원 취업을 승인받은 데 따른 수순이다.

정 내정자는 당초 지난 3일 취임할 예정이었으나 퇴직 공직자 취업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일정이 연기됐다.

2005년 5월부터 2016년 5월까지 17·18·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 내정자는 국회 공직자윤리위의 취업 심사 대상자임에도 사전에 승인을 받지 않았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등록 의무자였던 퇴직 공직자는 퇴직일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됐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취업제한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취업제한기관에는 자본금과 연간 외형거래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私)기업체와 사기업체의 공동 이익과 상호협력 등을 위해 설립된 법인 및 단체가 포함된다.

다만, 관할 공직자윤리위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취업이 가능하다.

아무런 검증 없이 총회에서 정 내정자를 원장으로 선임해 논란을 자초한 보험업계는 끝내 선임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생명·손해보험협회와 26개 생명·손해보험사로 구성된 보험연수원 총회는 지난달 30일 임시총회 개최 당시 정 내정자의 자격에 대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

정 내정자가 취업 심사 대상인지, 대상이라면 승인을 받았는지를 묻거나 따진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선임 직후 정치권 낙하산 인사, 철새 정치인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아랑곳 하지 않다 결국 취업 심사 문제가 불거졌다.

경북 영천 출신의 정 내정자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경상북도당 위원장, 사무총장 대행 등을 역임한 대표적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4월 대선 직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의 통합정부자문위원단 부단장을 맡았다.

보험연수원은 이 같은 사실을 감추려는 듯 정 내정자의 수상내역까지 일일이 나열한 프로필에서 해당 경력을 뺐다.

더욱이 정 내정자는 국회의원 재임 전후 보험업과 관련된 경력이 전무한 보험 문외한이다. 무검증도 모자라 무자격, 무능력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 내정자는 경제·경영연구소 재직 후 신문사 논설위원을 지내다 국회의원이 됐고 국토해양위원회, 국방위원회 등을 거쳐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국회의원직에 물러난 이후에는 최근까지 롯데미래전략연구소 고문, 성균관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로 재직해왔다.

국내 유일의 보험교육 전문기관인 보험연수원 수장과는 거리가 먼 이력이다. 다른 금융업에 비해 구조가 복잡한 보험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더욱 괴리가 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3선 국회의원 출신이 연봉이 3억원도 되지 않는 보험유관기관장 자리를 차지하려다 여론의 뭇매만 맞았다”며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검증 단계에서도 문제점이 노출된 정 내정자의 취임 강행은 보험산업과 보험연수원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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