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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율 줄어도 영향력 그대로”···이동걸式 ‘기업매각’ 눈길

“지분율 줄어도 영향력 그대로”···이동걸式 ‘기업매각’ 눈길

등록 2019.01.08 10:03

차재서

  기자

동부제철 매각서도 ‘유상증자 카드’ 경영난 벗어나려면 자금수혈 필수적여력 확보로 경영에 집중할 수 있어산은 ‘영향력’ 유지해 구조조정 완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타이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타이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동부제철의 ‘새 주인’ 찾기에 나선 가운데 금호타이어에 이어 또 다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인수자 물색도 어려울뿐더러 단순히 경영 주체만 바꿔서는 기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파트너십을 유지해 연착륙을 돕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동부제철의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최대주주의 지분을 넘기는 게 아닌 자본 유치에 따른 신주 발행으로 경영권을 이전하는 방식이다.

이는 동부제철이 경영난을 벗어나 정상궤도에 진입하려면 결국 신규자금 수혈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기업의 인수합병(M&A) 이후에는 재무구조 개선과 신규투자 이슈가 뒤따른다. 그러나 인수자가 지분을 넘겨받는 데만 막대한 자금을 쓴다면 그만큼 피인수기업에 투자할 여력을 잃어 경영에 실패할 공산이 크다.

산업은행이 매각하는 ‘구조조정 기업’은 더욱 그렇다. 채권단 관리 하에 놓였다는 것은 재무 등 문제를 함께 지니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격으로 지분만 내줬다간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유상증자 방식이라면 상황은 조금 나아진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얻는 동시에 가용 자금을 함께 마련하는 것이라 이를 온전히 경영에 집중한다는 장점이 있다. 거래 후에도 주주로 남은 채권단을 우군으로 둠으로써 경영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산업은행 측에도 분명 유익한 부분이 있다. 매각가를 낮춰 인수자 물색에 상대적으로 힘을 덜 들인다는 게 첫 번째다. 아울러 비록 지분율이 줄더라도 영향력은 유지함으로써 기업의 구조조정 작업을 완수한다는 측면도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이후 굵직한 기업 매각 이슈를 이런 방식으로 풀어냈다.

지난해 중국 더블스타로 넘어간 금호타이어가 대표적이다. 당시 더블스타는 유상증자 참여로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6463억원에 취득하면서 인수를 마쳤다. 대신 우리은행(지분율 7.78%)과 산업은행(7.43%)은 각각 금호타이어의 2·3대 주주로 남아 경영을 지원키로 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로 매각되자 ‘국부유출’ 우려가 끊이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국내 사정에 어두운 더블스타 역시 조력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무산되긴 했지만 지난해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호반건설에 매각하려 했을 때도 비슷한 논의가 있었다. 당시 호반건설은 매각대상지분 중 40%(1억6600만주)는 즉시 인수하고 나머지 10.75%(4500만주)에 대해선 산은에 풋옵션을 부여해 2년 뒤 추가로 사들이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산은 측은 대우건설의 조속한 안정화를 지원한다는 취지로 이를 수락한 바 있다. 호반건설 측이 산업은행과 같이 가길 원했던 것도 있다는 게 산은 측 설명이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다시 시장에 나온 동부제철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표류하던 이 회사가 이동걸 회장 특유의 전략에 힘입어 전환점을 마련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현재 미국과 중국 철강업체가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는 가운데 사모펀드(PEF)의 인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9월의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을 모두 제거해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다”면서 “임기 중 구조조정을 마치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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