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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에 ‘수장’ 갈아치운 삼성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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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삼성맨’ 박철규 퇴임 두 번째 전문경영인 선임
후임엔 ‘중국통’ 이준서 부사장 수익 개선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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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계속된 실적 하락에 2년만에 수장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2018년 이서현 이사장이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박철규 체제’를 구축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탓이다. 그가 용퇴한 자리엔 ‘중국통’으로 알려진 이준서 부사장이 올랐다.

17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 부문장은 중국 상해 에잇세컨즈 사업부장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에잇세컨즈 사업부장과 패션부문 경영지원담당, 전략기획담당 등을 맡아온 ‘전문 기획통’으로 알려졌다. 직전까지 에잇세컨즈의 중국법인을 직접 이끌었던 만큼 향후 에잇세컨즈 재건에 힘을 보탤지도 주목된다.

우선 이 부문장은 취임 첫 행보로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브랜드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손댈 가능성이 크다. 삼성패션은 최근까지 수익 개선을 위한 극약 처방으로 브랜드 구조조정은 물론, 리뉴얼 작업을 이어왔다. 수익성이 부진한 여러 브랜드들의 정리 수순을 거친데 이어 올해는 빈폴스포츠 마저 접기로 결정했다. 연내 수익개선도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향후 브랜드 구조조정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에잇세컨즈의 매장 수를 축소해 수익성을 높이고, 브랜드 구조조정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주력 브랜드인 빈폴과 온라인몰을 필두로 사업을 전개해나갈 전망이다. 이를 위해 삼성패션은 이 부문장 선임과 동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조직을 개편했다. 온라인 및 오프라인 영업조직을 영업본부로 통합하고, 온오프라인 영업전략을 함께 주도락 영업전략담당을 신설했다.

앞서 삼성패션은 박 부문장 체제 당시에도 대대적인 브랜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박 부문장은 취임 직후 남성복 사업부를 통합하고 임원을 소폭 축소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30년 동안 국내 사업을 전개해 온 이탈리아 남성복 ‘빨질레리’ 사업을 중단하고, YG엔터테인먼트와 합작으로 운영했던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노나곤을 철수시켰다.

이 같은 시도는 삼성패션은 수년 간 흑자와 적자를 넘나들며 불안정한 실적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2015년에 89억 원 2016년 45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2017년에는 326억 원이라는 영업익을 내며 다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8년 다시 이익이 24.2%나 뒷걸음질쳤다. 박 부문장 취임 후 다시 개선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예기치 못한 질병 악재에 지속 성장에는 실패했다.

실제 삼성패션은 지난해부터 주력 브랜드인 빈폴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시도해 올해 재도약의 해로 삼았다. 그러나 코로나19 복병이 발목을 잡으며 올해 역시 적자 탈피에 실패했다. 최근 3분기 삼성패션의 매출은 3410억 원으로 9% 가량 줄어들었으며, 영업손실 흑자전환도 어렵게 됐다.

온라인 매출에 힘입어 영업손실은 전분기(2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투자 대비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리진 못했다. 이에 올해 총 누적 매출은 약 1조7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4% 감소했으며, 누적 영업손실은 440억 원 규모다. 더욱이 한때 대표 SPA 브랜드로의 성장을 예고했던 에잇세컨즈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다시 에잇세컨즈의 매각설이 재점화될 가능성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이서현 이사장의 간판 브랜드로 출시 초기부터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유니클로·ZARA 등 국내 진출한 브랜드들에 밀려 매년 영업적자가 불가피했다. 투자 대비 패션 부문의 수익성을 저하시킨 주범으로 떠오른 셈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부실 매장 위주의 구조조정도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 10월 말 기준 에잇세컨즈 대형 매장 중 하나인 강남점 영업을 8년만에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도심에 위치했단 점에서 임차료 부담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강남점은 인근 상권의 랜드마크로 통했던 만큼 이번 폐점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최근 이건희 회장의 별세 소식까지 겹치며 조직 내 변화가 일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재용 부회장의 ‘뉴 삼성’ 행보를 앞두고 저수익성 사업 부문을 추가로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패션부문 전체를 매각하기 보다는 사업을 대폭 축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물산이 수익 악화 속에서도 삼성패션을 놓지 못하는데는 그룹의 모태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부문장은 부진한 브랜드를 직접 이끌었던 만큼 현재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계속해서 삼성패션이 브랜드 구조조정과 온라인 대전환이 진행중인 상황에 새로온 부문장이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햇다.

변상이 기자 bse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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