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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 개미, ‘反공매도 전쟁’ 선포···셀트리온·에이치엘비 주주 ‘맞손’

80만 개미, ‘反공매도 전쟁’ 선포···셀트리온·에이치엘비 주주 ‘맞손’

등록 2021.02.01 16:24

박경보

  기자

셀트리온 14%·에이치엘비 7% 급등...한국판 게임스톱 되나한국판 ‘레딧’ 개설...“외인·기관 배만 불린 공매도 폐지해야”

80만 개미, ‘反공매도 전쟁’ 선포···셀트리온·에이치엘비 주주 ‘맞손’ 기사의 사진

공매도 세력에 맞선 미국 ‘로빈후드’들이 승전보를 울린 가운데, 국내 동학개미들도 공매도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개인투자자들은 한국판 월스트리트베츠를 개설해 미국의 게임스탑 사태를 재현해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매도 비중이 높은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의 주주들은 서로 연대해 공매도 폐지를 이끌어내기로 했다.

1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주주연합이 공매도 폐지를 위해 손을 잡았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중은 4.84%, 6.57%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높다. 한투연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652만주, 에이치엘비는 348만주를 환매수해야 공매도를 완전히 청산할 수 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자행되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개선책 없이 (공매도)재개가 논의되고 있다”며 “동학개미는 물론 서학개미와 로빈후드까지 연대해 공매도를 상대로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은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의 합산 주주수가 80만 명에 달하고 주주연대가 강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매도가 금지됐기 때문에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은 불법 무차입 거래를 하지 않는 이상 개미들의 매수세에 대항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의 게임스탑 사태 발생 이후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29일 코스닥 지수가 3% 넘게 빠진 상황에서도 외국인의 대량 매수세가 붙었고, 1일엔 셀트리온도 장중 14%대의 급등세를 보였다.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저렴하게 사야 하는데, 주가가 오르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공매도 세력이 ‘반공매도 운동’에 지레 겁먹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투연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공매도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공매도로 대표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통해 천문학적인 부를 얻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끊임없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한투연은 의무 상환 기간이 없고 증거금도 필요없는 국내 공매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수익에 대한 세금이 없고 주식 수를 초과한 무한 재대차가 가능한 점도 문제로 들었다. 이를 통해 외국인은 지난 27년간 코스피 상승률의 36배(연간 100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가져갔다는 게 한투연의 설명이다.

한투연은 “공매도 세력이 주가 하락을 위한 악성루머와 저질 리포트를 생산하고 무차입 공매도를 자행하는 동안 금융당국은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했다”며 “공매도는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지만 성장성이 큰 기업을 집중 겨냥한 반사회적 투자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현행 공매도 금지 조치가 향후 1년간 더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법 공매도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완벽히 이뤄지고 난 뒤에 재개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인투자자들이 금융당국에 바라는 점은 크게 4가지다. ▲공매도 100% 전산화 및 무차입 적발 시스템 도입 ▲공매도 주체의 수익 조사 후 존치 여부 사회적 논의 ▲개인 투자자에 불리한 현행 자본시장법 전면 개편 ▲지난해 3월 16일 공매도 4408억원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 등이다.

정 대표는 “난파선의 구멍을 수리하기도 전에 배에 빨리 타라고 하는데, 구명조끼는 공매도 세력만 입고 있다”며 “공매도 옹호론자들은 공매도로 시장을 다스릴 수 있다고 하는데, 공매도 금지 이후 잘못된 통계가 한 가지도 없다”고 호소했다.

한투연은 공매도 헤지펀드에 대항해 승리를 거둔 미국 게임스탑 주주들을 벤치마킹할 방침이다. 한국판 레딧 월스트리트베츠를 개설해 개인투자자들이 스스로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첫 번째다. 새로운 토론방은 국내 성장기업 주주들의 피해를 예방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주주연대는 서로 연합해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고, 향후 다수의 상장사 주주들과도 힘을 합칠 계획이다. 이들은 “공매도 세력이 그동안 한국의 느슨한 법체계를 악용해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했다”며 결사항전을 예고했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몇몇 헤지펀드의 공개적인 공매도에 반발해 힘을 결집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을 중심으로 게임스톱 등의 주식을 매수하며 주가 하락을 방어해냈다. 개인투자자들의 결집에 큰 손실을 입은 헤지펀드들은 버티기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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