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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장남 김동관, 준비된 ‘3세 경영인’

[재벌家 후계자들④-1]한화그룹 장남 김동관, 준비된 ‘3세 경영인’

등록 2021.04.01 07:19

수정 2021.04.01 16:17

이세정

  기자

2010년 입사 태양광 사업 지휘, 10년 만에 사장지배구조 꼭대기 안착할 에이치솔루션 최대주주태양광 넘어 수소로 영토확장···우주사업 총괄 ‘힘싣기’재계 모범생, 부드러운 완벽주의자···일반인과 연애결혼

한화그룹 장남 김동관, 준비된 ‘3세 경영인’ 기사의 사진

한화그룹은 3세 경영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 김승연 회장이 지난 2월 취업제한 만료에 따라 핵심 계열사 미등기 임원으로 복귀하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차기 회장’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다만 김 회장이 아직 건재하고, 30대 후반인 김 사장의 경영수업이 한창이라는 점에서 시기는 예단할 수 없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룹 지배구조를 정리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김승연 회장 장남···명실상부 ‘후계자’=김 사장은 1983년 김 회장과 서영민 여사의 큰 아들로 태어났다. 서 여사의 부친은 서정화 전 내무부 장관이다. 중학생때 미국으로 유학간 김 사장은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김 회장을 따라 3년4개월간 공군 통역장교로도 복무했다.

한화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0년이다. ㈜한화로 입사한 뒤 회장 비서실 차장으로 파견 근무했고, 이듬해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맡아 그룹 태양광 사업의 안착을 이끌었다. 이후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 한화솔라원 영업실장, 한화큐셀 전무 등을 거쳤다.

그룹이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직후 불어닥친 업황 부진으로 한때 철수설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김 사장이 뚝심있게 밀어부친 덕분에 지금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로를 인정받은 김 사장은 2019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입사 10년 만인 지난해 사장 승진과 함께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에 올랐다. 한화솔루션은 화학 중간지주사로,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병해 탄생한 법인이다. 현재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서 전략부문장을 겸직 중이다. 전략부문은 미래 비전 수립과 투자 계획 등을 담당한다.

김 사장은 일찌감치 김 회장 후계자로 거론돼 왔다. 한화그룹은 고(故) 김종희 창업주가 별세하면서 장남인 김 회장이 29세의 젊은 나이로 2대 총수에 올랐다.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김 회장 역시 장남에서 총수직을 되물림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 사장은 김 회장의 글로벌 일정에 동행하며 여러 인맥을 쌓았다.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에도 매년 참석하며 세계 경제에 대한 감각과 시야를 넓혔다.

◇대학생때 첫 주식 매입...에이치솔루션 최대주주=김 사장이 재계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다. 하버드 유학 중이던 김 사장은 ㈜한화 지분 2%를 매입하며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동생들보다 1년 가량 앞서 지분을 취득했다.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삼남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는 2004년 ㈜한화가 자사주 처분때 처음으로 지분을 확보했다. 이때도 김 사장은 동생들보다 2배 많은 물량을 받았다.

김 사장의 ㈜한화 지분율은 4.44%(보통주 기준)이다. 두 동생은 각각 1.67%를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은 2005년 그룹 시스템통합(SI) 회사인 한화S&C(현 에이치솔루션) 지분 100%를 동생들과 인수했다. 김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을 양도받은 것으로, 이 회사는 2017년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시스템으로 물적분할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 사장 50%, 김 전무 25%, 김 상무보 25%의 지분율로 구성돼 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너지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한화와 이중 지주사 체제를 그리고 있다.

특히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주식을 지속 매집하고 나선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2018년 2.2%이던 에이치솔루션의 ㈜한화 지분율은 지난 1월 5.19%로 훌쩍 증가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한화가 에이치솔루션을 흡수합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불완전한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동시에 김 사장 등 3형제의 승계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행보는 한화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오르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최대주주에 오르면, 전 계열사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김 사장은 자연스럽게 지배구조 꼭대기에 앉을 수 있다.

이 외에도 김 사장은 한화솔루션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보상(주식 및 주식가치연계현금포함) 총 4만9658주 상당을 보유 중이다. 지급시점은 2030년 1월이다.

◇태양광으로 인정받은 경영능력···수소로 확장=김 사장은 태양광 사업으로 승계 발판을 다졌다. 한화솔라원 등기이사와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던 2012년 독일 태양전지·모듈업체 큐셀의 인수를 성공적으로 지휘했고, 2013년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에 올랐다. 2014년에는 한화솔라원와 한화큐셀 합병을 이끌며 세계 1위 태양광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김 사장은 한화큐셀의 신시장 개척과 전략 수립뿐 이니라 실무(영업)까지 직접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태양광 사업이 해외 곳곳에 거점을 두고 있던 탓에 주로 해외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화큐셀은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세계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모듈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불리던 중국 태양광 시장에서도 상당한 위상을 구축했다.

한화솔루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에도 불구, 태양광 사업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한화솔루션은 김 사장 주도 아래 단순 태양광 셀·모듈 판매사업에서 벗어나 ▲패키지 사업 ▲태양광 발전소(다운스트림) 사업 ▲에너지 리테일 사업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신성장동력인 ‘그린수소’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그린수소의 생산과 저장, 충전 등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목표다.

2018년 에이치솔루션 자회사인 한화에너지와 손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이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에 1억달러(당시 약 1190억원)를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김 사장은 니콜라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과 직접 만나 계열사들의 투자 결정과정을 지원했다.

니콜라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직후 한화 계열사의 투자지분 가치는 큰 폭으로 상승했고, 김 사장의 선구안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니콜라와 협업으로 미국 수소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고조됐다.

하지만 니콜라는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한화종합화학은 연내 니콜라 지분 절반을 매각할 수 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다. 한화 측은 다른 에너지전환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고, 니콜라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이 추진하는 그린수소 사업은 케미칼·큐셀·첨단소재부문이 삼각축을 완성해야 실현이 가능하다. 큐셀부문은 태양광과 풍력 등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저장과 운송용 고압 용기 개발을 담당한다. 케미칼부문은 수전해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소 분야 글로벌 전문가를 영입하고 기존 수소기술개발팀을 연구센터로 확대개편하는 등 조직 재정비를 단행했다.

다음달 예정된 한화솔루션의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 자산개발 사업부문 흡사합병도 에너지 사업 강화와 연관이 깊다. 김 사장은 백화점을 운영하는 갤러리아와 산업단지 분양에 특화된 도시개발을 활용해 태양광과 수소사업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미래 사업 항공우주 총괄···‘힘 실어주기’=김 사장은 최근 출범한 그룹 우주산업 컨트롤타워인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을 맡았다. 에너지 사업에서 전문성을 키워오던 김 사장은 누군가는 해야하는 우주사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개발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페이스 허브는 그룹사 내 우주사업과 연관이 있는 모든 인력이 동원된다.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와 한화시스템의 통신·영상장비 전문 인력, ㈜한화 무기체계 분야별 전문 인력 등도 참여한다.

우주산업은 향후 전망이 매우 밝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와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3000억 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민간 우주시장 규모는 2017년 3500달러로 성장했다. 2040년에는 1조1000억달러(한화 122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스페이스허브를 통해 그룹의 우주항공 사업 역량을 모아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키운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이 방산·항공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김 사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수한 국내 위성 업체 쎄트렉아이 기타비상무이사도 맡게 됐다.

특히 김 사장은 스페이스 허브를 활용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기술과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미국 수소·우주용 탱크 기업 시마론과의 시너지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재계 대표 ‘모범생’···일반인과 10년 연애결혼=김 사장을 바라보는 평가는 ‘모범생’이다. 재계 순위 7위 한화그룹 후계자에 걸맞는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사업 감각, 구설수 없는 이미지 등이 강점이다.

건실하고 부드러운 성품의 김 사장가 군 복무 당시 일반 장병들과 서스럼없이 지낸 탓에 재벌가 자제라는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는 후문도 이를 뒷받침한다.

업무적인 면에서는 철저한 완벽주의자지만, 사석에서는 부하직원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키와 준수한 외모 덕분에 여러 재벌가에서 ‘1등 사윗감’으로 꼽혀왔다. 취미 역시 브라질 유술로 알려진 주짓수와 독서이고, 술은 되도록 멀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사장은 2019년 10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일반인 여성과 비밀리에 결혼했다. 대기업간 혼맥 형성이 아닌, 10년 연애 끝에 결혼한 세기의 로맨스로 화제를 모았다. 김 사장이 김 회장과 서 여사의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 오랜 기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김 사장 배우자인 정모씨는 한화그룹 출신으로, 김 사장과 함께 입사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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