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사업 관심 많던 김동선, 한화에너지 떠나 호텔 선택3년째 적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올해 본격 체질개선 돌입
2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동선 상무는 이달 중순 한화H&R 프리미엄사업부 프리미엄 레저 그룹장으로 이동했다.
김 상무는 한화H&R에서 승마 사업을 총괄하고, 프리미엄 레저 분야 신사업 모델 개발을 맡게 된다.
김동선 상무는 한화그룹에 합류하기 전 국가대표 승마선수로 활동하며, 각종 국제대회에서 활약했다. 김 상무는 2015년 한화건설로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7년 폭행 사건에 연루돼 한화그룹을 떠났고, 이후 독일에서 요식업과 종마(번식을 목적으로 말을 사육)사업, 이벤트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다시 승마선수로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에서 잠시 근무하기도 했다.
김 상무는 지난해 12월 한화그룹의 대표 계열사 중 한 곳인 한화에너지로 발령받으면서 3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한화에너지는 그룹 내에서도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계열사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김 상무가 한화에너지에서 맡은 글로벌 사업부는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엔 최적의 부서였다.
그러나 김 상무는 입사 2개월 만에 휴직계를 내고 회사를 떠났고, 3월 미국에서 열린 승마대회에 참가해 우승했다. 이후 김 상무는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 있는 분야에서 사업을 하겠다며 한화H&R로 계열사 이동을 자처했다. 업계에서는 김 상무가 높은 실적을 통해 승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한화에너지를 떠나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한화H&R로 옮긴 것에 대한 의문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화H&R은 올해 들어 사업 구조 개편과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동선 상무가 한화H&R로 합류하면서 김승연 회장이 향후 김 상무에게 한화H&R를 맡기기 위한 절차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한화H&R이 부실사업을 정리하고 신사업을 시작한 것 역시 김 상무의 이동을 염두에 둔 것 아니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실제로 한화H&R은 오는 7월 외식 서비스업을 담당하는 F&B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더테이스터블’이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한다. 지난달에는 아쿠아리움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아쿠아플라넷 주식회사’를 세웠다. 본업인 호텔과 리조트에 주력하면서 각 사업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 한화H&R은 한화건설이 보유한 부동산·시설 관리 업체 한화에스테이트를 오는 7월 흡수합병키로 했다. 이 역시 호텔과 리조트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H&R은 이번 합병으로 기존 한화H&R이 보유한 자산을 포함한 숙박 시설 개발, 운영 역량을 에스테이트의 부동산 기획·컨설팅, 자산·시설 운영관리 및 건축·에너지 역량과 접목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화H&R은 본업인 호텔과 리조트 사업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9년 말부터 일본 프리미엄 리조트 건설을 위해 4곳의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지난해 7월 여수에 휴양형 호텔 ‘벨메르’를 오픈했다. 오는 7월에는 강원도 양양 죽도해변 인근에 관광호텔을 오픈한다. 또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4성급 호텔 신규 브랜드 ‘마티에’ 브랜드 호텔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2030년까지 총 10개 이상의 호텔을 열 계획이다.
김 상무가 한화H&R을 직접 선택해서 온 만큼 앞으로 한화H&R의 성장과 신사업 성공 여부는 김 상무의 경영 능력과도 직결된다. 김 상무가 승마에 관심이 큰 만큼 향후 한화H&R 내에서 ‘말’과 관련된 사업군 확장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H&R은 경기 고양에서 승마장 ‘로얄새들’과 제주에서 말 목장 ‘애월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H&R가 2010년 시작한 종마 사업은 김 상무의 제안으로 성사됐고, 최근까지도 관련 사업에 애착을 보여왔다. 김 상무가 지난해 말 로얄새들에서 열린 승용마 경매를 직접 지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화H&R 관계자는 “현재 자사에서 승마 관련 사업 규모가 크지 않지만 김동선 상무는 승마 선수로서의 경험과 네트워크 및 승마 관련 사업 경험 등을 살려 승마 및 신사업 모델 개발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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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dayi@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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