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종부세 폭탄세금 내느니 차라리 증여 혹은 버티기다주택자 팔더라도 아파트 대신 빌라 내놔6월 이후 시장 ‘매물 잠김 현상’ 우려 가중
1일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해당 하소연 글을 올린 A씨는 “평생 안 받던 신용대출까지 끌어서 겨우겨우 세금을 냈다”라고 토로했다. 다주택자 매물 ‘버티기’가 현실화된 모습이다.
이날 (6월 1일)부터 고가 부동산이나 다주택자들을 겨냥한 세금 압박 카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모두 인상되는데 이날을 기점으로 집을 팔 때 양도소득세 최고세율은 75%로 오른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3주택자 경우 양도세 최고세율이 82.5%다.
단기간에 사고파는 ‘투기성’ 주택거래도 마찬가지다. 1년 미만 보유 주택을 팔면 양도세율은 기존 40%에서 70%로 크게 뛰고, 6~45% 수준이었던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 주택의 양도세율은 60%로 높아집니다. 아울러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커진다. 세율이 지금보다 2배 높아져 3주택 이상 다주택자 등에게는 최대 6%의 종부세가 부과된다.
정부는 왜 이런 세금 압박할 하는 것일까.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부담이 높아지면 결국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물 내놓기는 커녕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 또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 것과 달리 다주택자들은 '버티기'에 나서거나 자식에게 증여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또 이들은 팔더라도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세부담이 덜하거나 값 싼 빌라들만 우후죽순으로 내놓고 있다.
실제 앞서 A씨 사례처럼 매물 버티기에 돌입한 다주택자들이 많은 모습인 가운데 최근 증여 건수마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달 서울 주택 증여 건수는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거래현황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아파트) 증여 건수는 3039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올해 들어 증여 건수는 지난 1월 1973건, 2월 1674건, 3월 3022건, 4월 3039건 등으로 3월과 4월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매 건수는 오히려 줄고 있다. 이 중 서울 매매 건수만 봐도 1월 1만2275건, 2월 1만2707건, 3월 1만1122건에서 4월 1만1873건 등 소폭 감소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이달(6월)부터 보유세, 양도소득세 인상을 앞두고 다주택자 지위를 벗어나기 위해 매도 보다 증여를 택한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부터 집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주택을 섣불리 매도하기보다 버티기에 나서거나 차선책으로 자녀에게 주택을 물려주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양도소득세 중과 등으로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상반기에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서울 강남구의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특히 재건축 이슈가 있는 아파트들은 자식들에게 증여해서라도 보유하려한다. 일부 강남 부촌은 이미 현금 부자들이 사는 동네나 마찬가지인데 그깟 세금이 무섭겠냐”라고 오히려 반문하기도 했다.
문제는 양도세 인상 조치로 6월 이후에는 팔려는 매물마저 크게 줄어드는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집값 불안 양상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진다.
결국에는 대출 부담 없는 현금부자들의 갭투자만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주택자는 양도세, 종부세 등의 규제 고려해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또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도 최근 갭투자는 지속되고 있는데, 실제 강남구 10채 중 5채가 모두 그러한 매물이다. 이미 이들 현금부자들은 강남3구 중심으로 갭투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세부담 증가에 대한 반발 여론을 의식해 여당이 양도세와 종부세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당정간 의견이 분분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일관성 있게 펴지 못하자 그 피해를 국민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다”라며 “이들은 ‘정치를 위한 정책’만 내놓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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