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오픈 전 피트니스센터 회원 모집 놓고 잡음 커2018년 레스케이프도 밀수 등 논란에 총지배인 교체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 1일 로저 하버마허를 조선팰리스의 총지배인으로 임명했다. 기존 백 총지배인은 총지배인에서 물러나 그 동안 겸임하던 신사업본부장 업무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측은 총지배인 교체에 대해 “백 총지배인이 원래 신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어 신규 사업장의 오픈을 지휘하고 신사업본부장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총지배인은 2012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첫 한국계 총지배인을 맡았던 인물이다. 2016년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총지배인으로 옮겼다가 지난해 3월 조선호텔앤리조트에 재합류해 신사업본부장을 맡아 신규 호텔 론칭을 주도했다. 그는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최상위 호텔 조선팰리스에서 오픈 준비뿐 아니라 직접 총지배인까지 맡았는데, 그 만큼 조선팰리스의 안착이 다른 호텔에 비해 더 중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호텔업계에서는 백 총지배인이 100일만에 물러난 것에 대해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선팰리스의 조기 안착을 위해 신사업본부장이 직접 총지배인까지 맡았는데, 반년도 안 돼 물러난 것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총지배인을 1년도 채 되지 않아 교체하는 것 역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서는 조선팰리스 오픈 직후 피트니스 회원권 분양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것이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조선팰리스는 호텔 오픈에 앞서 피트니스 회원을 모집했는데,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청이 몰리면서 여러 혼선이 있었다.
조선팰리스의 피트니스센터는 5년 부부 회원권의 가격이 보증금 2억5000만원(개인 1억5000만원), 연회비 1000만원에 달해 논란이 됐는데도 신청일 당일 신청 문의가 빗발쳤다. 호텔은 당초 200명의 회원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이보다 훨씬 많은 600여명이 신청한 것이다. 신청일 당일 아침부터 여러 차례 전화를 했는데도 신청에 실패했다는 불만도 높았다.
피트니스 회원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던 상황에서 신세계그룹 오너일가가 지인들에게 회원권을 먼저 구해줬다는 이야기가 회원권 신청자들 사이에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인들에게 먼저 회원권을 줬다는 설, 더 나아가 이 지인들이 정 부회장의 부인 한지희씨의 사적 모임에 속한 사람들이라는 이야기 등이다.
여기에 조선팰리스의 모집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조선팰리스는 전화로 ‘선착순 신청’을 받았는데 이것이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어겼다는 논란이었다. 이 법에서는 ‘신청자가 모집 인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공정한 추첨을 통해 회원을 선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강남구청에 민원까지 들어갔고, 강남구청이 호텔 측에 추첨 방식을 권고하기까지 했다. 조선팰리스는 추첨 방식을 재공고 하기로 했다가 결국 회원 모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호텔 오픈 100여일이 된 현재도 조선팰리스 피트니스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앞서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첫 독자 브랜드 ‘레스케이프’의 첫 총지배인을 6개월만에 교체한 경험이 있다. 레스케이프는 그 동안 웨스틴, 포포인츠 등 글로벌 체인 호텔만 운영해온 조선호텔앤리조트가 2018년 처음으로 선보인 자체 브랜드지만 오픈 초기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객실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논란부터 외국산 식기 밀수입, 외국인 바텐더 불법 고용 문제 등까지 맞물렸다. 논란 끝에 레스케이프의 첫 총지배인인 김범수 상무보(현 SSG닷컴 큐레이션 담당)는 6개월만에 보직해임 됐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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