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타법인 지분 투자 차익 총계, 지난해 영업익의 17배40억원 투자한 카카오뱅크 지분, 1조원 넘는 차익에 ‘익절’BTS 신드롬·IPO 효과 덕에 하이브 지분가치 13.26배 폭등선의로 나선 엔씨소프트 지분 투자 통해서도 1조원 벌어넷마블·코웨이 주가는 부진···부캐보다 못한 본캐에 ‘머쓱’
넷마블은 오는 13일을 기해 카카오뱅크의 잔여 보유 지분 전량(761만9592주)을 처분하기로 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이번 지분 처분으로 넷마블이 얻는 현금은 5143억2246만원인데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나눠서 처분된 지분가치를 모두 합치면 1조776억원에 이른다.
넷마블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2016년 3월 카카오뱅크에 40억원을 투자해 3.94%의 지분을 얻었다. 이후 유상증자와 증시 상장으로 가치가 급등했다. 최초 투자 당시에는 모두들 모험이었다고 생각했지만 그야말로 기적의 대박을 쳤다.
넷마블은 지난 8월 6일 카카오뱅크의 코스피 상장 이후 과감하게 지분을 나눠 팔기로 했다. 8월 10일 600만주를 팔아서 4301억8388만원을 챙겼고 8월 27일에는 161만9591주를 처분해 1331억3080만원을 벌었다. 그리고 이번 지분 처분으로 5143억원을 더 벌었다.
불과 40억원으로 시작한 넷마블의 카카오뱅크 투자는 5년 후 1조736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넷마블이 카카오뱅크 투자로 얻은 수익률은 무려 2만6840%에 이른다. 270배에 달하는 기적의 수익 창출에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시각이 한몫을 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9일 종가 기준으로 방준혁 의장이 주식 투자로 벌어들인 차익 규모는 무려 4조7440억원에 이른다. 이는 넷마블이 지분을 팔았던 회사들의 투자 차익과 현재 넷마블이 보유한 회사들의 지분 투자 차익, 방 의장 개인의 넷마블 보유 지분의 차익을 합친 것이다.
현재 방 의장은 넷마블 지분 24.12%를 갖고 있고 넷마블은 상장 법인 중에서 하이브, 엔씨소프트, 코웨이의 지분을 갖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게임즈 지분은 이미 전량 처분했으며 최근 인수한 중화권 게임사의 모회사 ‘레오나르도 인터랙티브’는 비상장법인이다.
◇하이브 IPO·엔씨 주가 폭등에 함박웃음
방준혁 의장과 넷마블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했던 회사 중에서 이익을 본 곳은 이미 ‘익절’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게임즈, 하이브, 엔씨소프트 등 4곳이다.
현재도 지분을 보유한 회사 중에 가장 큰 이익을 본 곳은 K-Pop 대표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 5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하이브 전신) 지분 25.04%를 2014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넷마블은 사업 시너지 증대를 위해 빅히트 지분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하이브 설립자이자 BTS 프로듀서인 방시혁 의장과 방준혁 의장은 친척 관계이기도 하다.
9일 종가를 기준으로 넷마블이 보유한 하이브 지분의 가치는 2조6697억원에 이른다. 최초 투자했던 금액보다 가치 규모가 무려 1225.6% 뛰었다. 지난해 하이브가 코스피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하면서 가치가 급상승했는데 넷마블도 이 효과를 톡톡히 입었다.
지분을 보유한 곳은 넷마블이지만 하이브에 대한 투자의 결단을 내린 인물은 방준혁 의장이다. 만약 방 의장의 결단이 없었다면 4조7440억원에 달하는 주식 투자 이득 중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하이브 투자 이득도 없었을 것이다.
방 의장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동종업계 경쟁사에 대한 투자 내역도 있는데 이쪽으로도 대박을 건졌다. 넷마블은 지난 2015년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엔씨소프트를 돕고자 3695억원을 들여 엔씨소프트 지분 8.9%를 사들이고 넷마블의 자사주를 엔씨 측에 넘겼다.
지난 2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지분 혈맹’ 관계는 끝났지만 여전히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양측의 지분 보유 관계도 여전하다. 재미있는 점은 선의로 시작한 투자가 1조원 이상의 이득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9일 종가 기준으로 넷마블이 보유한 엔씨소프트 지분가치는 1조4372억원에 이른다. 6년 전 지분을 처음 사들였을 때와 비교한다면 무려 289.0%의 수익률을 봤다.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오른 덕에 넷마블과 방 의장도 쾌재를 부른 셈이 됐다.
넷마블은 카카오뱅크에 앞서 먼저 익절했던 카카오게임즈를 통해서도 최초 지분 매입 시점보다 지분가치가 374.2% 뛰면서 1871억원의 차익을 건졌다.
이와 같이 넷마블이 이익을 본 4개 회사에 최초 투자한 금액은 단순 장부가격 상으로 6249억원이었는데 현재 이들 회사의 지분가치를 합한 금액은 무려 5조4216억원이다.
지난 몇 년간의 지분 투자 차익으로만 무려 4조7967억원을 벌어들인 셈인데 이는 넷마블이 지난해 1년 내내 본업인 게임 개발과 유통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이익(2720억4649만원)의 17.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본업보다 부업이 훨씬 나은 셈이 됐다.
◇‘부캐’ 투자는 대박···‘본캐’ 투자는 마이너스?
물론 방 의장이 투자한 회사라고 해서 모두 대박을 친 것은 아니다. 사실상의 ‘본캐릭터’인 넷마블과 야심차게 인수한 코웨이는 손해를 보기도 했다. 또 최근에 인수한 중화권 계열 소셜카지노 회사는 환율 하락의 여파로 지분가치가 다소 줄었다.
넷마블은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2.1% 오른 12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종가를 기준으로 환산한 방 의장의 넷마블 보유 지분가치는 2조5186억원에 달한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부의 규모가 엄청나지만 사실 상장 당시와 비교하면 그 규모가 일부 줄었다.
지난 2017년 5월 넷마블의 상장 당시 방준혁 의장이 보유했던 지분가치는 3조3581억원이었다. 4년 사이 8395억원이 날아간 셈이다. 이는 상장 당시보다 넷마블의 주가가 25.0% 내렸기 때문이다.
방 의장이 미래 경제의 핵심 시장으로 뜨고 있는 구독경제 부문의 역량을 키우고자 직접 인수를 결단했던 코웨이 역시 주가 흐름이 썩 좋지 않다. 코웨이의 주가는 9일 하루 0.77% 내린 7만76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기준 넷마블의 보유 지분가치는 1조4365억원이다.
지난해 코웨이 인수 당시 넷마블에서 쓴 돈이 1조7400억원인 것을 고려한다면 1년여 만에 3035억원 정도가 증발했다. 당시 넷마블은 코웨이의 기업가치를 주당 9만4000원으로 매겼지만 렌탈 시장의 경쟁 심화 여파와 배당 축소의 영향으로 주가가 퇴보했다.
지난 10월 13일 인수 절차를 마친 레오나르도 인터랙티브의 지분가치 역시 소폭 감소했다. 넷마블은 이 회사의 지분 전량을 21억9000만달러에 인수했는데 인수 계약 당시의 원/달러 환율보다 9일 기준 환율이 달러당 23원 내리면서 지분가치가 527억원 줄어들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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