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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SK케미칼에 칼 빼든 소액주주들···메트리카‧안다운용 '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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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물적분할에 고점 대비 60% 급락···증자 카드에도 반등 실패
소액주주 "꼼수식 무증은 도움 안 돼···특별배당‧자사주 소각하라"
주식 수 0.2% 부족해 주주제안 제동···의결권 모아 가을쯤 재추진
메트리카‧안다운용 물밑 공조 가능성···소액주주연대 구심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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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의 소액주주들이 메트리카파트너스, 안다자산운용과 손잡고 주주제안을 추진하고 있다. 잇따른 물적분할로 주가가 반토막 났는데도 경영진이 자사주 소각‧특별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대책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아직 주주제안을 위한 주식 수가 부족한 점은 과제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지난해 초 고점(30만8580원) 대비 58.3% 떨어진 12만8500원(종가 기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0월 0.5대1 무상증자에도 주가는 지속적으로 맥없이 무너지다가 최근에는 11만8000원(2월 24일 종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SK케미칼의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는 건 일방적으로 단행한 물적분할 때문이다. 지난해 3월 18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이후 주가는 추세적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같은해 9월 유틸리티 공급 사업부문을 떼어낸 'SK멀티유틸리티'까지 설립되면서 하락곡선은 더욱 가팔라졌다.

◇특별배당 대신 무상증자…주가 35.8% 추가 하락 = 이에 따라 싱가포르 헤지펀드인 메트리카파트너스(이하 메트리카)는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소액주주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9월 SK케미칼에 주주제안서를 보낸 메트리카는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블록딜과 특별배당을 요구하며 주식 수 모으기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메트리카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68.43% 중 18.3%를 매각할 것을 SK케미칼에 제안한다"며 "매각한 금액으로 특별배당을 실시해 주주가치를 제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던 SK케미칼은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무상증자 카드를 꺼냈지만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10월 21일 무상증자 권리락일 당시 20만원이었던 주가는 약 5개월이 지난 현재 35.8%나 급락한 상태다.

회사가 메트리카의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국내 운용사인 안다자산운용도 올해 들어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돌입했다. 안다자산운용은 배당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했고, 지난달에는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청구하기도 했다.

안다자산운용은 서한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물적 분할과 상장으로 인해 회사의 기업가치는 물론 주주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돼 주주의 일원으로서 매우 유감"이라며 "주주권 보호를 위한 논의가 학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회사의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안다운용‧소액주주 1.5% 지분 모았지만…상법 규정에 '발목' = SK케미칼주주연대 관계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현재 안다자산운용에 주식을 위임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합해 약 27만3693주(지분율 1.55%)의 의결권을 확보한 안다자산운용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제안을 추진해 왔다.

다만 일반주주가 주주제안을 하려면 1% 이상의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한다. 지난해 말부터 SK케미칼 주식을 사들인 안다자산운용은 소액주주가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식을 0.8% 가량 확보한 상태다. 안다자산운용은 꾸준히 주식을 사들여 요건을 충족한 뒤 올해 가을쯤 주주제안을 재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다자산운용과 손잡은 소액주주들은 SK케미칼의 무상증자가 주주가치 제고방안이 아닌 주주제안 방어를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무상증자 이후 자본금이 늘면서 주주제안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상법 규정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SK케미칼 소액주주 A씨는 이날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자본금 총액이 1000억원 이상인 상장사에서 주주제안을 하려면 0.5%의 주식만 있으면 되지만 1000억원 미만이면 1%가 필요하다"며 "660억원이었던 자본금이 무상증자에도 900억원대에 머무른 건 소액주주들의 주주행동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주식 수가 기대만큼 모이지 않은 이유는 주가 급락에 따른 '손절매'와 부담스러운 주주제안 규정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미 위임된 주식은 주주제안을 위한 임시주총이 진행되기 전까지 매도할 수 없다. 주가가 급등하더라도 막대한 손실을 만회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메트리카 재차 경고장…"2.7조 평가이익 날린 경영진 책임져라" = 지난해 주주제안 발송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메트리카도 다시 SK케미칼에 칼을 겨눴다. 경영진이 SK바이오사이언스 블록딜 요구를 무시한 탓에 2조7000억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실현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메트리카는 지난 2일 소액주주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해 9월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8.3%를 매각했다면 4조7000억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현재 평가이익은 많아야 2조원"이라며 "SK케미칼 이사회가 주주가치 제고 조치를 결정하지 않을 경우 이사진 교체를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막대한 수익을 날린 경영진과 이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현재 SK케미칼 소액주주들은 메트리카가 아닌 안다자산운용과 연대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연락수단이 영어 기반의 이메일에 한정돼 있어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어서다. 또 해외 헤지펀드는 주로 단기 수익을 노린다는 점에서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고려된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메트리카와 안다자산운용은 '주주제안'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소액주주연대를 중심으로 물밑 공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다자산운용과 달리 2020년부터 SK케미칼 주식을 사들인 메트리카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주주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 주주제안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조산업의 사례처럼 임시주주총회를 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소액주주 A씨는 "1년간 물적분할을 두 번이나 결정한 상장사는 SK케미칼 밖에 없다"며 "1조원이 넘는 사내유보금을 묶어두고 있지만 시총은 2조원을 간신히 넘길 정도로 주주가치 제고에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 블록딜 또는 구주매출을 활용한 특별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조속히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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