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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융업계, 최고 재무책임자 전진 배치···'가계부채·PF 리스크' 집중 관리

금융 은행 위기의 시대, 생존전략

금융업계, 최고 재무책임자 전진 배치···'가계부채·PF 리스크' 집중 관리

등록 2023.01.02 07:37

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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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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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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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이환주·문동권·이후승 등 CFO 출신 중용하고 '채권 회수' 등 조직 재편해 건전성 관리 강화 "금리 인상에 부실 표면화···내실 경영 힘써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융권의 2023년 경영전략은 '내실'이란 하나의 키워드로 압축된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 가계부채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이 표면화하면서 올해는 금융산업마저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경고등이 켜진 탓이다.

이에 각 금융회사는 '재무 전문가'를 앞세워 새 진용을 짜는 한편, 여신 관리 부서를 신설함으로써 혹시 모를 리스크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이환주부터 문동권까지"···'재무통'의 약진=이러한 분위기는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 인재를 전면에 배치한 작년말 금융회사 경영진 인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호탄을 쏜 곳은 KB금융이다. 전통적으로 재무 전문가를 중용하는 이 회사는 1월1일 문을 연 KB라이프생명보험의 지휘봉을 이환주 대표에게 넘기며 일찌감치 대응태세를 구축했다. 1964년생인 이 대표는 국민은행 영업기획부장과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 지주 재무총괄 부사장에 KB생명 대표까지 거친 재무통이다.

또 KB금융은 이어진 그룹 임원인사에선 서영호 지주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서 부사장은 금융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비용과 배당, 리스크 등을 조율함으로써 그룹이 내실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도 그룹 재무총괄 이후승 부사장에게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맡겼다. 그는 그룹감사총괄 상무와 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를 지낸 뒤 2020년 6월 그룹재무총괄로 투입됐는데, 코로나19 국면에도 그룹의 안정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불과 1년 반 만에 자회사 대표로 이동하게 됐다.

문동권 신임 신한카드 대표도 재무에 정통한 경영인 중 한 명이다. LG카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CFO에 오르기까지 재무와 전략·기획 분야에 몸담으며 전문성을 쌓았다.

◇여신 관리 강화해 시장 변동성 대응=조직을 새롭게 단장한 곳도 있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여신 사후관리를 총괄하는 '여신관리본부'를 꾸렸다. 이들은 산하에 '관리기업심사부'와 '여신관리부'를 두고 연체 여신을 중점 관리한다. 채권 회수, 기업개선 활동 등을 강화해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하나은행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자 자금시장그룹을 신설했다. 이어 기관영업의 확장과 대외 금융기관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관사업본부를 기관영업그룹으로, 금융기관영업유닛을 금융기관영업부로 각각 격상시켰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부문별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했다. 자본시장그룹 내 트레이딩과 세일즈를 담당하는 트레이딩 총괄, 세일즈 총괄을 도입하고, 퀀트업무를 전담하는 금융공학센터를 신설해 자본 비즈니스를 고도화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환경을 구축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3고 리스크'에 금융업 휘청···성장보다 내실에 집중=각 금융사가 CFO를 전면에 내세우고 내실을 다지는 데 신경을 쏟은 것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리스크로 어려운 사업 환경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위기를 돌파하고 경영 기반을 다지려면 해박한 지식으로 창의적인 솔루션을 제시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금융연구원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를 비롯한 주요 기관은 앞선 보고서에서 올해 금융산업의 수익성이 전년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금리인상 기조와 맞물려 가계부채, 한계기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은행업을 포함한 모든 업권의 성장세가 정체될 것이란 분석이다.

업권별로 은행업은 늘어나는 대손비용이, 보험업은 채권매매수익 확보의 어려움으로 줄어드는 투자 수익과 손해율 상승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드·캐피탈 등 여전업은 경기침체로 결제·할부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여전채 조달 비용이 커지고 부동산PF 리스크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게 걸림돌로 지목된다.

특히 은행업의 경우 작년 6조6000억원이던 대손비용이 9조1000억원까지 증가하면서 연간 순이익도 18조5000억원으로 올해 수준(18조1000억원)에서 정체될 것으로 점쳐진다. 대출자산 증가로 이자이익이 늘더라도 대손 비용이 순이익 증가를 억제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변이 없는 한 상반기까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금리차를 고려해 미국 통화정책에 동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가 상승세 둔화를 확인하며 3.5% 수준까지 금리를 인상한 뒤 연내 이를 유지할 것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각 업권은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발굴하고 건전성 지표 등 체력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무리한 성장보다 내실경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각계각층에선 조언한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건전성이 하향 안정화됐으나, 2023년은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금리상승으로 인한 가계 채무부담의 급증,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부실이 늘어날 우려도 크다"면서 "반면, 코로나 금융 지원으로 건전성 착시는 더욱 심화될 수 있어 금융회사의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금융연구원 측도 "국내은행은 2023년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가계대출 등 양호한 성장을 보였던 대출부문의 수요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전략과 건전성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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