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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뒷배 든든 '롯바'···'삼바' 함께 CDMO 투톱 올라설까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뒷배 든든 '롯바'···'삼바' 함께 CDMO 투톱 올라설까

등록 2023.01.04 16:00

유수인

  기자

롯데바이오, 글로벌 인력‧파트너 확보가 '경쟁력'해외 컨퍼런스서 이름 알려···추가 투자 계획도반도체 설비 경험 살린 '삼바', 여름 중 4공장 본격 가동

뒷배 든든 '롯바'···'삼바' 함께 CDMO 투톱 올라설까 기사의 사진

롯데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올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기존 강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非)제약바이오 대기업의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CDMO 기업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CDMO는 의약품 생산역량이 부족하거나 연구개발(R&D) 등에 집중하고자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다. 의약품을 위탁생산(CMO)하는데 그치지 않고 제품개발부터 임상시험, 제품생산 등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이 사업은 신약 개발과 달리 투자 대비 리스크가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진출이 용이한 분야다. 제조업 특성상 인력을 모을 수 있는 자본이 있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의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경쟁구도를 가져가기 위해선 차별화된 전략과 강점 마련이 필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일찍부터 CDMO 사업에 발을 디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당당히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랐다. 삼성의 반도체,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경험, 기술력 등을 앞세워 지난 2018년 18만L 규모의 3공장을 준공하고 CMO 사업을 시작한지 8년 만에 바이오의약품 생산규모 1위 기업이 됐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인 송도 4공장이 부분 가동에 들어가고 올해부터 완전 가동할 예정이어서 CDMO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4공장 전체 가동 시기는 올 여름께로, 가동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총 60만4000L로 늘어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8공장이 들어설 제2 바이오캠퍼스 부지도 확보한 상태다.

CDO 사업부문에서는 신규 이중항체 플랫폼 'S-DUAL(에스-듀얼)'을 론칭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수주 건수는 CMO 73건, CDO 100건이며 누적 수주액은 85억 달러(약 12조1700억원) 규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생산 규모 측면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타 CDMO기업들과 압도적 차이가 존재한다"며 "또 바이오의약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뒷배 든든 '롯바'···'삼바' 함께 CDMO 투톱 올라설까 기사의 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또한 지주사의 막대한 지원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완료하고 신속히 시장 진출 준비를 마쳤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5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1억 6000만달러(약 2080억원)에 인수 계약했다. 이어 롯데지주는 6월 롯데바이오직스에 104억 원을 출자해 지분 80%를 확보했고, 롯데바이오직스는 같은 날 회사 설립 등기를 마무리했다.

통상적으로 신규 공장을 증설해 CDMO 사업에 진출 하는 경우 상업 생산까지 최소 5년 이상이 필요한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의 노하우가 집약된 품질 시스템을 갖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함으로써 시장 진입 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했다.

또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자산 인수는 평균적으로 1년 이상이 걸리지만 회사는 신규 설립한 소규모의 조직만으로 8개월 만에 완료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과 관련한 경험이 없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치기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MO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건 삼성이라서 가능했던 일"이라며 "롯데그룹이 바이오 법인을 만들겠다고 한 게 작년 초인데 아직도 구색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바이오시장 진입이 까다롭다는 뜻"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러큐스 공장이 상대적으로 생산 역량이 작고, 시설도 노후하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고 했다.

실제 롯데가 인수한 미국 공장의 역량은 연 3만5000L(항체 의약품 원액)다. 2020년 기준 세계 2위인 스위스 론자(30만3000L)와 3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27만5000)과 비교해도 매우 작다.

반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인력과 최신식으로 정비된 생산시설 및 안정적 파트너 확보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시러큐스 공장은 바이오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공장이다. BMS의 신규 의약품들이 많이 생산되는 시설"이라며 "공장 자체의 히스토리는 길지만 설비가 깨끗하게 유지돼 있고 최근 리노베이션도 마쳐 장비 노후화 걱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으로 가동 중인 생산 공장을 그대로 인수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BMS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안정적인 파트너로 인정, 다년간의 바이오 CDMO 계약을 체결했다"며 "기존 BMS에서 생산 중이던 제품들도 이달부터 즉각 생산할 수 있어 시장 진입과 동시에 안정적인 매출 및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10년 이상 GMP 경험이 있는 기존 BMS 임직원 99.2%도 승계했다. 이들에 대해서는 만족할만한 복지를 제공하고 있고, 추가 채용도 계획하고 있다"며 "BMS의 바이오 의약품 개발부터 승인, 상업생산까지 두루 경험한 시러큐스 공장의 인적자원을 적극 활용해 CDMO 시장에서 롯데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의 추가 투자도 진행할 방침이다. 생산 설비 증설 및 완제 의약품(DP), 항체 약물 접합체(ADC) 등 새로운 분야로의 확장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약 7000만 달러 투자 및 70명 규모의 신규 인력 채용도 예정돼 있다.

또 지난해부터 미국‧유럽 등에서 열린 세계 바이오제약 컨퍼런스에 잇따라 참석하며 기업을 알리고 있어 추가 계약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해 바이오USA, CPHI 등에 참석해 기업을 알렸다.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에서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도 기업 발표를 진행하는데, 이번엔 주최측의 공식 초청을 받은 거라 의미가 있다"고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CDMO 업계 10위권에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2030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률 30%, 기업가치 20조 원 달성할 수 있는 글로벌 CDMO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본격적인 사업 전개에 맞춰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벤처 기업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수주 활동을 전개해 롯데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경쟁구도를 갖고 사업을 이어나가기 보다는 함께 CDMO 시장 전반의 성장을 이끄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은 신설된 지 6개월밖에 안 된 기업"이라며 "우리는 CDMO 자체가 계속 커질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시장에 뛰어든 거다. 같이 성장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한다는 점에서 두 기업은 동반자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주요 바이오의약품 CDMO 최근 동향'에 따르면 전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26.8%(3400억 달러/1조2652억 달러)에서 2026년 35.5%(6220억 달러/1조7500억 달러)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같은 기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113억 달러에서 203억 달러로 연평균 10.1%의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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