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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차 노사, 합의안 최종 타결 확률은···과거 사례 살펴보니

산업 자동차

현대차 노사, 합의안 최종 타결 확률은···과거 사례 살펴보니

등록 2023.09.13 16:09

수정 2023.09.13 16:16

박경보

  기자

기본급 인상 폭 역대 최고 수준···저출산 대책도 호평'정년 연장' 빠진 잠정합의안에 엇갈리는 조합원 평가 2016~2017년 찬반투표 부결···역대급 파업 찬성률도 부담

현대차 노사, 합의안 최종 타결 확률은···과거 사례 살펴보니 기사의 사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평행선을 달려온 현대자동차 노사가 극적인 합의에 성공했다. 노조가 정년 연장 요구를 내려놓는 대신 사측이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한 결과다. 다만 이번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데다 잠정합의안이 찬반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던 사례도 많아 파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1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 12시간 가까운 마라톤 교섭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당초 노조는 13일과 14일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이날 사측의 5차 제시안을 받아들였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18일 오전 조합원 총회를 열고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잠정합의안이 가결될 경우 현대차는 지난 1987년 노조 출범 이후 처음으로 5년 연속 무분규를 달성하게 된다.

이번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11만1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400% ▲일시금 1050만원 + 재래시장 상품권 25만원 ▲주식 15주 ▲하계휴가비 50만원 인상+2교대 포인트 50만포인트 인상 ▲기술직 800명 신규 채용 ▲숙련자 재고용 계약기간 1+1 ▲출산 경조금 첫째 300만원‧둘째 100만원‧셋째 150만원 ▲주거지원금 대상 및 금액 상향 등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임금과 성과격려금은 지난해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부품 부족과 세계 지정학적 리스크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이룬 최고의 경영 실적과 올해 사업 목표 초과 달성 격려의 의미를 담아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를 벗어나 하반기 수익성 제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증권가는 올해 노조의 파업이 시작되고 생산 차질이 장기화된다면 최대 1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생산 차질이 월 생산량의 10%를 넘어서면 조합원의 잔업과 특근으로도 만회가 어려워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잠정 합의로 이틀간 예정돼 있던 파업이 자연 취소됐고, 약 5000대가량의 생산 차질을 피하게 됐다"며 "사측이 제시한 노사 미래 동반성장 특별협약 체결이 임단협 합의에 유의미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노사의 미래 동반성장 특별협약에는 2026년 하이퍼캐스팅을 도입해 전기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대규모 알루미늄 주조 프레스 도입이 포함됐다. 이와 더불어 다품종소량생산 전용 공장 투자계획도 담겼다. 현대차의 경우 기존 엔진 및 변속기 공장에 대형 주조기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합의안에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안이 담겼다는 점에서 최종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역대 임단협에서 기본급을 9만8000원까지 올린 경우는 있었지만 10만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올해 임단협에서 조합원들의 고용 안정과 미래 먹거리 확보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대 쟁점으로 꼽혔던 정년 연장이 합의안에서 빠진 만큼 찬반투표의 부결 가능성도 있다. 쟁의행위 찬반투표의 투표율(96.92%)과 찬성률(91.76%‧투표자 기준)이 역대 최고치인 것도 부결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다. 올해 임단협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창 파업으로 잡음이 컸던 2016년과 2017년엔 잠정합의안이 노조의 찬반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2016년 당시 현대차 조합원들은 장기 파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 속에서도 잠정합의안에 강력히 반발했고, 파업 손실액은 3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2017년에도 기본급 인상분이 요구안의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잠정합의안 부결로 이어졌다. 다만 2018년엔 여름휴가 전 도출한 잠정합의안이 63%의 찬성률로 찬반투표를 통과했다.

일단 노조 집행부는 5년 연속 무분규 달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주식 지급은 지난 3월에 받은 주식 10주를 제외하고 합의한 데다 기본급도 10만원 이상 올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정년 연장이 빠지긴 했지만 임금성 측면에서는 성과가 뚜렷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이날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임단협에서 정년 연장이 화두였지만 이는 정부 시책과 연계돼있어 사측에서도 관련 제시안을 쉽게 내놓지 못했다"며 "정년 연장 요구는 사측이 숙련자 재고용 계약기간 1년+1년을 제시하면서 철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출산 해소를 위한 지원책에도 조합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며 "다만 정년이 1~2년밖에 남지 않은 조합원들은 실망감을 내비치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 분위기는 임금인상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2016년, 2017년과는 다르다"라며 "올해도 사측의 1차 제시안(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성과급 300%, 일시금 750만원)은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잠정합의안이 나온 5차 제시안에선 많이 개선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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