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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고유가·고환율에 울고 웃는 기업들

산업 산업일반 4중고 한국경제, 돌파구는

고유가·고환율에 울고 웃는 기업들

등록 2023.10.13 10:01

김정훈

  기자

高유가 여파 산업계 실적 부담항공·해운·철강 수익성 직격탄현대차는 환율 호재에 '함박웃음'

고유가·고환율에 울고 웃는 기업들 기사의 사진

고유가 및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유가 상승에 부담이 커지는 업종은 항공, 해운, 철강 등이 대표적이다. 항공유 가격 상승은 항공사 영업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해운사는 선박을 운영하는 유류비가 뛰면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 철강은 원자재 운송비 부담이 가중된다.

반면 정유·조선 업종은 유가 상승은 호재다. 자동차, 가전 등 대표적인 수출 업종은 고환율 효과 등이 실적 호재로 작용한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수출 비중은 높지만 수입되는 장비 비용 등을 고려하면 대부분 달러로 거래를 진행해 수익과 비용이 상쇄되는 구조다.

대한항공, 올들어 유류비 부담 가중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46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객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운항비용 증가 등에 수익성이 나빠졌다. 3분기에도 시장이 예상하는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8%가량 감소한 5800억원 수준이다.

항공유는 올해 1월 초 115달러 선에서 9월 말 기준 123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5월의 85달러 수준과 비교하면 현재 항공유는 44.7%가량 뛰었다. 항공사들의 유류비 부담이 큰 폭으로 뛴 것이다.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연간 유류소모량은 지난 5년간 평균 약 2600만 배럴이다. 이를 기준으로 할 때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할 때마다 약 2600만달러(약 350억원) 손익 변동이 발생한다. 대한항공은 환율의 경우 원·달러 환율 기준 10원 변동 시 약 27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평균 금리 1%만 상승해도 약 410억원의 이자 비용이 발생한다고 항공업계는 추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순외화부채가 29억불이고 달러로 벌어들이는 것보다 부채가 더 많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오를수록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해운업도 고유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컨테이너선의 단기 운임료 기준이 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4000~5000선까지 치솟았다가 올 들어선 손익분기점 1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조원 가까이 영업이익을 거둔 HMM의 올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1조원에 못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준중형SUV 투싼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준중형SUV 투싼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 4대그룹 중 고환율 최대 수혜

현대차는 올 상반기 매출액 80조284억원, 영업익 7조8306억원을 거둬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반기 기준 순이익도 6조7662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1조2000억원을 기록한 삼성전자보다 6배가량 영업이익이 높았으며, 4대 그룹 중 실적 성장세는 단연 돋보였다. 기아도 상반기 6조27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작년 동기 대비 60% 이상 이익이 증가했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수출 업종이다. 최근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이 많은 현대차.기아가 큰 이득을 봤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4조237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2500억원가량 늘었다. 이중 이익 증가분의 절반인 6820억원이 환율 효과로 집계됐다.

다만 고유가 현상을 놓고 보면 자동차 업종은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 기름값이 오르면 내연기관차 대비 유류비 부담이 없는 전기차 등 친환경 차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나 가솔린·디젤 차 수요는 줄어들 수 있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수요는 고유가와 고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기존 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유가나 금리가 오르면 신차 소비가 주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바람' 정유사, '답답한' 철강사

GS칼텔스,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은 고유가에 따른 정제마진 강세로 상반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다. 정제마진은 석유 제품 가격에서 운영비용과 유가 등 원자재 비용을 뺀 수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6월 6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다가 최근 40%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정유사들은 유가가 상승하면 재고자산평가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반면 고환율 이득은 많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유사들은 기름을 수출할 땐 유리하지만 수입 가격이 너무 높이 올라간 상황에서 제품 마진이 떨어지면 환율로 이득을 보는 게 없기 때문이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고환율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오른다고 무조건 정제마진이 올라가진 않고 변동이 있다"면서 "저유가 일때도 정제마진이 좋아 수익을 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하반기 실적 하락 폭이 커질 조짐이다. 건설 경기 침체, 중국 수요 부진 등 업황 자체가 좋지 않아서다. 여기에 고유가, 고환율 영향도 실적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철강업계는 중국의 리오프닝 선언에도 최근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대목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도 부담 요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환헷지를 통해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면서 "원료는 장기적으로 계약하거나 광산 직접 투자를 통해 공급망 다양화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분산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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