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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카스·테라 틈서 맥 못 추는 롯데칠성 '크러시'

유통·바이오 식음료

카스·테라 틈서 맥 못 추는 롯데칠성 '크러시'

등록 2023.12.27 16:31

김제영

  기자

출시 한 달 맞이한 크러시···"유의미한 수치 성적 아직"유흥 시장 '소맥' 전략서 가정 시장 확대로 마케팅 수정맥주 영업력 한계 못 넘어···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4%

크러시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자료=롯데칠성음료 제공크러시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자료=롯데칠성음료 제공

롯데칠성이 3년 만에 내놓은 맥주 신제품 '크러시'가 출시 한 달이 지나도록 성과가 부진하다. 크러시는 연말 모임 등 겨냥해 유흥 시장에 우선 나왔는데, 출시 한 달 만에 가정 시장에 출시됐다. 이는 고객과의 접점 확대 차원이라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크러시가 유흥 시장에서 부진하자 전략을 수정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이달부터 크러시를 마트·편의점 등 가정용 채널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크러시는 지난달 21일 출시된 후 한 달 만에 마케팅 전략을 수정한 셈이다. 롯데칠성은 당초 크러시를 올해 유흥 시장 전용 제품으로 우선 내놓고, 가정 시장의 공급은 내년 3월 중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크러시는 올해 유흥 시장에만 출시했는데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차원에서 가정 시장에도 내놓게 됐다"며 "가정용 제품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크러시(KRUSH)는 젊은 세대를 위한 차별화 맥주 콘셉트로 지난달 식당·주점 등 유흥 시장에 우선 출시됐다. 클라우드 브랜드에서 나왔지만, 기존 클라우드 이미지를 지우고 투명병에 빙산을 모티브로 하는 디자인을 적용해 청량감을 극대화했다. 롯데칠성은 광고모델로 4세대 아이돌 에스파 카리나를 기용하고 젊은 세대가 반하는 마케팅을 펼친다고 밝힌 바 있다.

크러시는 출시 전부터 젊은 세대를 겨냥한 처음처럼 새로와 유사한 전략으로 '제2의 새로'라는 기대가 실렸으나 출시 한 달 새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 하는 모양새다. 당초 크러시 초기 전략은 '소맥용' 맥주로 식당·주점 등 유흥 시장 입점에 주력했으나 성적이 부진하자 계획보다 일찍이 가정 시장에 나온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트진로가 올해 4월 내놓은 켈리는 출시 36일 만에 출고량 100만 상자(330ml)를 기록했다. 이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보다 3일 이른 기록이다. 모델 손석구를 앞세운 광고 영상은 출시 한 달 조회 수가 약 1400만회에 달했다. 그러나 롯데칠성은 크러시 출고량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카리나가 출연한 광고 영상은 조회수가 가장 높은 영상이 120만회에 그친다.

크러시(KRUSH) 모델 카리나. 자료=롯데칠성음료 제공크러시(KRUSH) 모델 카리나. 자료=롯데칠성음료 제공

크러시가 유흥 시장에 안착하지 못 한 이유로는 롯데칠성의 약한 맥주 경쟁력이 꼽힌다. 롯데칠성의 맥주 브랜드인 클라우드는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이 4%로 낮은 수준이다. 맥주 1위 오비맥주의 카스와 하이트진로의 테라·켈리의 경쟁 구도에 크러시가 들어갈 틈이 없는 상황이다. 크러시 이전에 클라우드 브랜드조차 음식점에서 입점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크러시의 가정 시장 입문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마트·편의점 등 가정 시장의 유통 채널은 식당·음식점보다 상품 판매대가 크고 제조사별 제품 진열 공간이 확보돼있어서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 이후 주류시장은 한때 가정용 시장이 유흥용 시장보다 커지면서 '홈술' 문화가 익숙해지고, 가정용 시장과 유흥용 시장의 규모가 비슷해진 점은 긍정적인 시장 환경이다.

다만 출시 시기가 초기 흥행에 걸림돌이라는 평가는 여전하다. 겨울은 통상 맥주의 비수기로 절대적인 맥주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다. 그동안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켈리, 오비맥주의 한맥 등 경쟁사가 여름이 오기 전인 3~4월 출시해 여름 시장에 집중했던 전략과 구분된다. 올 여름 롯데칠성이 잘 나가는 새로에 힘을 싣는 동안 맥주 마케팅에는 사실상 손쓸 여력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크러시의 진짜 성적은 내년 성수기에 나올 것으로 내다본다. 2030대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만큼 새 학기와 맥주 성수기가 만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앞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흥행에 성공한 새로와의 소맥 조합 '새러시(새로+크러시)' 마케팅도 기대되는 요인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맥주는 소주보다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아 초기 유흥 시장의 입점 속도가 소주보다 느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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