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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구조조정' 칼 빼든 롯데케미칼···'구원투수' 이훈기 대표 '脫석화' 과제

산업 에너지·화학

'구조조정' 칼 빼든 롯데케미칼···'구원투수' 이훈기 대표 '脫석화' 과제

등록 2024.05.13 06:56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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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손실 1353억원···전년 동기 대비 2455.3% 악화기초소재에 치우친 탓에 2년째 영업 적자···사업재편 선언이훈기 사장 취임 이후 구조조정 속도···재무구조 개선 최우선

롯데케미칼이 대대적인 사업재편을 선언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롯데케미칼이 대대적인 사업재편을 선언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2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는 롯데케미칼이 사업 구조조정 칼을 빼 들었다. 경쟁사 대비 사업구조 재편 시기가 늦은 데다 아직까지 신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만큼 올해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 및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케미칼이 대대적인 사업재편을 선언했다. △기초화학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 소재 △수소에너지 등 5개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훈기 대표는 지난 9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범용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를 혁신적으로 개편하고 신성장 사업의 육성 강화에 자원을 집중해 기존보다 속도감 있게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년간 1조원대 영업 적자···1분기 영업손실 1353억원


이날 이 대표는 처음으로 컨퍼런스콜에 참여해 투자자들에게 롯데케미칼의 전략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역사상으로도 총괄대표인 사장이 컨퍼런스콜에서 직접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년 연속 적자가 쌓이는 가운데 그만큼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저하로 2년째 영업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으로 2년간 1조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135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가운데 기초화학 적자만 1304억원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 중에서도 기초소재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기초소재 사업부 매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석유화학 경쟁사인 LG화학이 30%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경쟁사보다 사업구조 재편 시기가 늦었던 데다가 석유화학 외에는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롯데케미칼 포트폴리오 다변화 중책을 맡게 된 이 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사업 구조조정 드라이브···"현금창출력 제고 최우선 과제"


실제로 이훈기 대표는 롯데지주에서 인수합병(M&A)과 미래 신사업 발굴을 총괄한 전략·기획 전문가인 만큼 올해 초 취임 이후 사업 구조조정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말레이시아 법인이자 대규모 생산기지인 자회사 '롯데케미칼(LC) 타이탄' 매각이 그중 하나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을 개선하자"며 "신사업 비중을 높이고, 시의적절한 투자와 실행력 강화, 추가적인 미래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며 혁신적인 사업 구조 개편과 체질 개선을 주문한 바 있다.

공식적으로 '탈(脫)석화'를 선언한 롯데케미칼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현금흐름 개선이다. 최근 수익성 악화로 돈줄이 말라붙어 신사업 투자 계획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손실로 인해 현금 유입이 악화된 가운데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2년간 조 단위 영업 적자를 이어가는 사이 총차입금은 2021년 3조6658억원에서 2022년 6조3247억원, 2023년 10조141억원으로 2.7배 늘었다.

올해도 시황 반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의 신사업 투자도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향후 투자 집행에 있어서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조원 규모로 자본적지출(CAPAX) 계획을 밝혔지만, 이 대표는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작년보다는 훨씬 더 신중한 모드로 투자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재무적 안정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성과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게 하겠다"며 "전략사업 단위별 전략 방향을 명확히 설정해 캐시카우 사업의 구조는 더욱 견고하게 하여 현금창출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범용 위주에서 고부가·성장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기업가치 정상화에 힘쓸 전망"이라며 "2024년 상저하고 흐름 예상하며 하반기로 갈수록 완만한 수급 개선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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