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수속 마친 승객 기다려주는 것이 관례탑승안내 방송도 없이 이륙···논란 키워
강 회장이 당일 직접 직원에게 직접 사과를 하고 국민을 상대로 사과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네티즌을 중심으로 불매운동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측의 결정적 과실이 이번 사건의 진짜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정시 출발을 위해 셔틀버스를 이용해 타야 하는 항공편의 경우 탑승 수속을 조기에 마감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항공업계의 통상적 사례를 볼 때 아시아나 측 해명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황을 되짚어보면 이렇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지난 9월 27일 전남 여수시 여수엑스포 디지털갤러리에서 열린 ‘2013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스폰서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고자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강 회장이 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27일 오후 2시 40분쯤이었다.
강 회장이 타려던 항공편은 오후 3시 10분에 이륙해 오후 4시 5분 여수에 도착하는 편이었다. 강 회장이 행사 VIP인 만큼 행사 시작(오후 6시) 전에 넉넉히 도착해야 하고 여수시 외곽의 공항과 해변가인 행사 현장의 거리가 꽤 멀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편이 유일한 이동편이었다.
강 회장과 블랙야크 직원 2명은 도착 후 탑승권을 끊고 2시 50분께 검색대에서 탑승 수속을 마쳤다. 그리고 이륙 6분 전인 오후 3시 4분 강 회장이 먼저 계류장으로 가는 셔틀버스 승차장(공항 1층)에 도착했다.
강 회장은 셔틀버스 기사에게 “같이 갈 일행이 아직 탑승구 밖에 있으니 잠깐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전한 뒤 짐을 버스 앞에 두고 탑승구 쪽으로 일행을 찾기 위해 나섰다.
탑승구 앞에는 오후 3시 5분께 탑승구에 도착한 블랙야크 직원이 있었지만 아시아나 용역 직원이 탑승을 막는 바람에 갈 길이 막혔다. 강 회장은 탑승구에서 직원들을 데려가기 위해 직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폭행은 없었다. 이 시점이 오후 3시 8분경이다.
다급해진 강 회장은 혼자라도 비행기에 타야겠다며 다시 셔틀버스 승차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미 버스는 이미 출발했고 얼마 뒤 비행기는 강 회장 일행을 태우지 않고 거의 정시에 맞춰 이륙했다. 결국 화가 난 강 회장은 갖고 있던 신문으로 탑승구 용역 직원 몸을 한 차례 쳤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아시아나의 국내선 조기 탑승 마감에 대해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항공사는 지방 중소도시로 이동하는 국내선 항공편의 경우 모든 승객을 다 태우기 위해 통상적으로 10~20분 정도 이륙을 연기한다. 꼭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다.
서울이나 제주, 부산 등 대도시로 가는 항공편과 달리 중소도시 항공편의 탑승시간이 관대한 것은 중소도시 항공편수가 1일 3~5회 수준으로 적은 만큼 이동 승객들을 위한 일종의 배려 대책 중 하나다. 국내선 항공기가 자주 연착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게다가 항공사는 공항 장내방송 시스템을 통해 미탑승 고객의 실명을 언급하며 빨리 탑승해달라는 방송을 해야 한다. 또 탑승권 예약 시 접수한 개인 연락처로도 연락을 취한다. 모든 연락을 취한 뒤 승객이 다 탑승하면 출발을 한다.
미탑승 승객과 연락이 닿아 탑승이 힘들다는 메시지를 받게 되면 미탑승 승객은 다음 항공편을 탑승할 수 있도록 자연적으로 탑승권이 연기되는 것이 업계의 관례다.
그러나 위의 과정을 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로지 ‘정시 출발 원칙’만을 지키기 위해 이 과정을 몽땅 무시한 꼴이 됐다. 만약 아시아나항공이 관례대로 탑승시간을 조금 늦추고 연락을 제대로 취했다면 불미스러운 폭행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랙야크 측은 강 회장과 직원의 이름을 언급한 안내방송을 듣지 못했고 전화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탑승 수속 과정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서는 공식 자료를 통해 유감을 표명했고 앞으로 관련 과정에 대한 개선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당사자 간 서로 사건을 마무리한 만큼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탑승 수속과 이륙 준비 과정에서 벌어진 일부 상황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강 회장과 일행이 셔틀버스 승차장과 탑승구에 나타난 시각은 알려진 것보다 늦은 3시 9분과 3시 12분”이라며 “안내방송도 수차례 했고 육성으로 강 회장 일행을 찾았지만 강 회장 일행이 듣지 못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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