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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성장 수입차, 서비스는 없고 영업망만 있다

[포커스]폭풍성장 수입차, 서비스는 없고 영업망만 있다

등록 2013.10.04 08:00

수정 2013.10.05 12:34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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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10%대에도 고객 서비스는 제자리수입사-딜러 감정싸움 커져 소비자만 피해

요즘 일반도로에서 수입차가 달리는 모습은 흔한 일이다. 그만큼 수입차가 대중화 됐다는 증거다. 지난해 국내서 팔린 수입 신차는 13만여 대로 내수시장에서 팔린 승용차 전체 판매의 10%를 넘어섰다.

지난 2일 자동차업체 9월 내수판매 실적을 집계한 자료를 보면 수입차 판매량은 1만3927대로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의 12.1%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수입차 월별 점유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여기에 올해 누적 점유율을 따져 본다면 10.4%를 차지한 것이다. 국내 내수시장에서 수입차의 판매는 급속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10%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이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전체 점유율 10% 돌파는 시간문제다.

◇수입사와 딜러의 어긋난 호흡=수입차의 국내 판매는 크게 해외 현지 공장에서 만들어진 차량을 국내로 들여오는 ‘수입사(임포터 importer)’와 수입된 차량을 전시장에 가져와 소비자를 응대하며 판매를 진행하는 ‘딜러(dealer)로 역할 분담을 한다.

쉽게 설명하면 흔히 000코리아는 수입사이며 000모터스는 딜러라고 볼 수 있다. 수입사와 딜러는 서로 유기적이고 밀접한 관계로써 BMW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등을 포함해 12개 수입사에서 120여개의 수입사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 됐으며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서 수입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국내 시장을 두고 수입사와 딜러의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 이런 불협화음은 곧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현재 수입사에서는 국산차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마케팅을 표방하지만, 실상 딜러사는 수입사의 요구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최근 국내 판매 상위권 수입차 영업사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입사와 딜러사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딜러사의 영업사원들은 한결같이 수입사, 딜러사 모두 차량 판매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 소비자들의 권익 또는 서비스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실례로 모 브랜드의 영업사원에 따르면 수입차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을 두고 서로 판매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과도한 차량을 수입하며 그에 따라 그 물량을 모두 딜러사에 넘기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는 해외 브랜드 본사에 한국 수입사가 유리한 조건에서 마진 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풀이된다.

물론 이익을 남겨야 하는 수입사는 여러 방안으로 모색할 수 있다. 하지만 무리한 수입사의 물량 공세의 부담은 딜러사에 넘겨지게 된다. 전국적인 딜러망을 운용하고 있는 수입사는 판매가 부진한 딜러사에 인센티브 또는 신차 배정을 꺼린다는 것이 영업사원의 증언이다.

이러한 부담을 껴안은 딜러사는 ‘박리다매’식의 판매 방식을 위해 수입차에 대한 교육과 인성도 검증되지 않는 영업사원을 무차별적으로 입사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대부분의 수입차 영업사원은 기본 급여가 없다. 차량 판매분에 대해 1~2%의 수수료가 실질적인 급여다. 그래서 판매를 많이 하는 영업사원들과 그렇지 않은 영업 사원들 간의 판매 수수료는 하늘과 땅 차이다.

최근 한 수입차 브랜드 영업사원이 수입차를 구매한 고객의 계약금을 가지고 잠적한 일이 있었다. 해당 영업사원은 경찰 진술에서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딜러사의 무분별한 영업사원 모집과 인성교육이 안된 수입차 업계에서 벌어진 헤프닝이다.

모 브랜드 수입차 영업사원은 “수입차간 경쟁은 곧 수입사, 딜러사, 영업사원간의 경쟁으로 이어진지 오래다. 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무리한 할인 요구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수입 구조가 없는 젊은 영업사원들이 버티기기에는 유혹이 많다. 이러한 문제는 딜러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져버리는 ‘서비스센터’=수입차를 타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국산차와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기대한다. 이는 동급 국산차와 비슷한 제원과 성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수입차를 구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산산이 무너지고 있다.

올초 수입차를 구매한 양씨(37,여)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한다. 동급 국산차와 비교하며 고민하던 양씨는 수입차를 구매했다. 가격은 국산차보다 고가였지만 구매조건과 서비스 센터 이용이 용이하다는 영업사원의 말에 망설임 없이 구매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입차의 기대는 3개월만에 무너졌다. 직업상 수도권과 지방 대학에서 강의하는 양씨는 이동거리가 많아 엔진오일 교환이 다른 차보다 잦다. 이날도 엔진오일을 교환하기 위해 서비스 센터에 예약 전화를 걸었다.

서비스 센터 측에서는 차량 대기가 많아 엔진오일 교환하기 위해서는 3주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인근 카센터에서 엔진오일을 교환했다.

양씨는 처음 수입차를 구매할 당시의 조건처럼 소비자를 위한 배려도 국산차와 차별화된 서비스도 받지 못한 것이다.

최근 수입차 서비스 센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제보가 들어왔다. 실명을 피한 김모씨는 작년 모 수입차 브랜드에서 1억이 넘는 SUV 챠랑을 구매했다. 평소 안전을 위해 4륜구동 구매한 것이다. 문제는 차량을 구입한 지는 약 6개월이 지난 주행거리는 약 1만7000km때 부터다.

차량의 뒷바퀴 양쪽 가운데 부분이 심하게 마모된 것을 발견했다. 문제는 이 뿐만 아니라 '엔진오일 과다'로 인한 서비스 점검 필요 항목 신호 경고가 계속 알리는 것이다. 서비스 점검 필요 신호로 수도권 해당 브랜드 00서비스센터에 수리 차 입고를 시켰다. 이틀간 수리 기간을 거쳐 차량을 출고 받았다.

하지만 서비스 센터 출고 3일 뒤 '엔진오일 과다'로 인한 서비스 점검 신호가 다시 들어온 것이다. 다시 서비스 센터를 찾은 김씨는 서비스 담당자에게 황당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서비스 담당자는 2000km 더 타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동급 차종으로 같은 현상으로 입고된 적이 없다면서 추후 경고음이 뜨면 다시 찾아오라고 했다.

이에 격분한 김씨는 현재 수입차 대표와 서비스 센터 담당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한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가 조사한 2년 내 신차 구입 예정인 소비자 2만6692명에게 구매 희망 차량 2종을 선호도 순으로 고르게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2.1%가 수입차를 꼽았다. 소비자들의 수입차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져 판매량이 늘어난 반면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만족도는 역비례 현상이 자주 대두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향후 내수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국산차와 수입차 중 소비자의 입장에 있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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