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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10대 그룹’ 수난시대

70년대 ‘10대 그룹’ 수난시대

등록 2013.10.14 07:00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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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한전선·효성그룹 덩치키우기·비리 등 업보혹독한 시련 자초 닮은꼴 삼성·현대·LG家만 굳건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의 평균 수명은 고작 20년 정도다. 이 때문인지 60~70년대 10대그룹 가운데 지금껏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은 삼성·현대·LG가(家) 정도다. 이들 3개 가문의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반면 당시 10대그룹의 위세를 떨쳤던 기업 대부분은 해체되거나 재계 순위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들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그룹이 적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양, 대한전선, 효성 등이다.

70년대 ‘10대 그룹’ 수난시대 기사의 사진


동양그룹은 고 이양구 회장이 1955년 창업한 동양제당공업주식회사가 모태다. 이후 삼척시멘트를 인수해 동양시멘트를 설립하고 그룹 규모를 키워 한때 재계 순위 5위까지 올라었다. 이후 재계 순위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동양시멘트와 동양제과를 양대 축으로 그룹 규모를 키워갔다.

아들이 없었던 이 회장은 첫째 사위인 현재현 동양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둘째 사위인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동양제과를 물려받아 그룹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규모가 줄어들었다.

동양그룹은 계열분리 이후 금융사업에 집중하면서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다 건설경기 악화로 시멘트·레미콘 사업이 직격탄을 맡으면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또한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던 한일합섬 인수는 실패로 끝나고 동양매직 등 자산구조조정에 실패하면서 결국 그룹 해체 위기에 직면했다.

대한전선, 대한방직, 대한제당 등으로 구성된 대한전선그룹도 70년대까지 10대 그룹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룹 창업주인 고 설경동 회장은 무역회사와 부동산 회사로 돈을 모아 53년 대한방직 인수했고 55년 대한전선, 56년 대한제당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재벌의 반열에 올랐다.

대한전선그룹은 80년대 대한방직과 대한제당의 계열분리하고 가전사업을 대우그룹에 매각하면서 10대그룹에서 밀려났지만 대기업 지위는 유지해왔다. 특히 그룹의 주축인 대한전선은 1955년부터 2008년까지 54년 연속 흑자 신화를 기록할 정도로 건실한 회사였다.

하지만 2004년 설원량 회장이 사망하면서 그룹이 기울기 시작했다. 설 회장의 장남인 설윤석 사장이 나이가 어려 대신 그룹을 이끌었던 임종욱 부회장이 무리한 인수합병에 나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역풍을 맞으면서 그룹을 수렁에 빠트렸다.

어린나이에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른 설윤석 사장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그룹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그룹과 설씨 가문의 인연도 60여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1980년대까지 10대그룹의 자리를 지켰던 효성은 이후 꾸준히 재계 순위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30위권에 포함돼 내실 있는 그룹이다. 하지만 최근 각종 구설수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국세청 세무조사 이후 조석래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여기에 조 회장의 아들들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매입 다툼으로 회사를 더욱 시끄럽게 하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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