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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시대’의 도래···집값 폭락의 전주곡

[포커스]‘월세시대’의 도래···집값 폭락의 전주곡

등록 2013.12.21 09:47

수정 2013.12.21 10:40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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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주택구매 척도 부상···집값조정 불가피개포주공 등 재건축, 은행이자율 한 참 못 미쳐

수요·공급 비대칭에 따른 주택시장 붕괴는 전세시장의 몰락과 월세시대를 여는 신호탄이 됐다. 이는 수익률을 주택 구매의 척도로 자리 잡게 해 집값 폭락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즉, 은행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주택에만 구매 수요가 붙게 된다는 것. 수익률에 맞춰 집값 조정이 일어나면, 집값 폭락이 일어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편집자 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아파트 단지 전경.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김동민 기자 life@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아파트 단지 전경.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김동민 기자 life@


◇월세시대 가속화 요인은 ‘깡통주택’=현재 임차시장 구도는 전세물량 감소에 따른 월세물량 증가로 요약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1월 아파트 기준 전세 비중은 지난해 73.5%에서 올해 64.9%로 줄었다. 지지난해 전세 비중이 73%라는 걸 고려하면 최근 변화가 본격화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2008년부터 예고된 일이다. 금융 위기 이후 집값이 내림세를 타자 집주인들은 손해를 보전하고자 전셋값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런 기조가 몇 년간 이어지자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전세가율)은 70% 수준에 다다랐다.

그러나 지속하는 집값 하락에도 집주인들은 전셋값을 더 올릴 수 없었다. 집값이 더 내려가 자칫 전셋값보다 더 낮아질 위험에 부딪힌 것. 여기에서 나온 개념이 전세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 있는 ‘깡통주택’이다.

세입자들 눈에 ‘깡통주택’이 보이기 시작하자 집주인들이 선택한 게 바로 안전성이 담보된 월세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전세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졌고, 이는 전세난을 가속하는 기폭제가 됐다.

전문가들 역시 이런 변화가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했다고 지적하면서, 이 시기를 월세시대의 진입 시점으로 보고 있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은 고객이 밖에 걸린 시세표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웨이 DB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은 고객이 밖에 걸린 시세표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웨이 DB

◇수익률 전면 대두···집값 폭락의 실마리=전세에서 월세로의 임차시장 변화가 주택시장을 뒤흔들 ‘태풍의 눈’으로 지목된다.

수익률이 전면에 대두하면 이에 맞게 집값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즉, 집값이 높아 수익률이 높은 아파트는 조정을 거치게 된다는 것.

문제는 ‘월세수익이 은행이자보다 낫다’는 시장의 개념이 집값 폭락을 자초할 자충수라는 점이다. 대다수 아파트가 수익률 측면에서 은행이자에 한 참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59㎡ 최근 매맷값은 약 10억원이고, 월세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가 70만원 정도다.

현재 은행이자를 3%로 본다면 보증금 예금이자와 연 월세를 모두 합치면 930만원 정도로 수익률이 1%가 안 된다.

또 월세수익을 은행이자보다 높은 5%로 올리려면, 터무니없는 월세가 도출한다. 10억원의 5% 수익률은 5000만원, 한 달 기준으로는 400만원을 넘는다. 30년 된 소형 아파트에 이 돈을 주고 들어갈 세입자는 찾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는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투자 심리가 급격히 떨어지고, 주식 등 대체재로 수요가 옮겨가면 집값 하락 기조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집값을 올려놓았다”며 “집값 상승이 묘연한 상황에서 월세수익을 따지는 시장이 도래하면 그 거품은 순식간에 꺼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자료=KSERI포럼 최동렬 발제자료(2013년 10월 기준) 제공자료=KSERI포럼 최동렬 발제자료(2013년 10월 기준) 제공


◇저성장·금리 속 월세시장 확장은 필연=미국은 신축 1가구 표준주택이 3억원 수준이다. 월세 수익률이 5% 정도로 1년이면 1500만원, 한 달에 110만~120만원 정도다. 미국 소득수준을 고려하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10년이 지나면 건물값이 상각 돼 집값이 20만달러로 떨어진다. 월세 수익률 5%로 연동하면 월세 역시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소득수준에 따라 새 주택과 재고 주택을 선택, 월세를 조정할 수 있는 터라 우리보다 주거불안이 덜하다.

김광수 소장은 “세계경제 침체기로 말미암은 저성장·금리 기조 속에서 한국도 필연적으로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월세시장으로 커질 공산이 커 현재 매맷값 거품은 순식간에 사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성 기자 k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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