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잘못썼다가 낭패···금리폭탄에 신용등급 하락

1~3등급 고신용자 이자로 12% 지불 다반사

신용등급에 악영향 제1금융권 이용 힘들수도

#김모(35)씨는 급하게 잠깐 쓸 돈 500만원이 필요했다. 최씨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까 생각했지만, 금액도 적은데다 서류 작성 등이 귀찮아 신용카드 카드론 서비스를 이용했다. 한 달 후 김 씨는 카드 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자로만 5만원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 씨의 신용등급은 2등급으로 고신용 등급이었는데도 카드론 금리가 연 12% 정도 됐다. 김 씨는 “카드론은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클릭 몇 번만으로 돈을 쉽게 빌릴 수 있어서 간편해 이용했는데 이자가 이렇게나 많이 나올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 모(40)씨는 최근 자동차 장기렌트를 찾아보다 자신의 신용등급이 떨어져 보증금을 3배나 내야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원인은 얼마 전 받은 카드론. 연말자금을 미리 받아두면 좋다는 카드사의 권유전화에 카드론 대출을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카드론을 받기 전 이 씨의 신용등급은 6등급이었으나, 신용등급이 7등급으로 떨어져 은행 등 제1금융권 이용이 힘들어졌다.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카드론’이다. 몇백만원 대의 소액은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도 전화 한통이나 홈페이지 모바일 앱 신청만으로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신용등급이 1~3등급인 고신용자들에게도 연 10%가 훌쩍 넘는 고금리를 부과하고 있느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보다 대출 기간이 짧은 현금서비스의 경우 최대 16.29% 까지 금리가 적용됐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이용할때마다 신용등급 점수에도 악영향을 미쳐 1금융권 대출이 가능한 소비자가 2금융권을 이용해야 하는 사례도 있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우리카드를 제외한 6개 전업계 카드사(BC카드 제외)의 신용등급별 카드론 금리는 1~3등급 평균이 모두 연 10%를 넘었다

시중은행들이 1~2등급 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너스대출 금리는 연 3~6%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1~3등급 대상 카드론 금리는 연 13.58%로 가장 높았고, 현대카드가 연 13.36%로 뒤를 이었다.

삼성카드는 연 12.12%였고, KB국민카드(11.57%)와 롯데카드(11.10%), 하나카드(11.09%) 순이었다. 우리카드는 8.87%로 유일하게 10%를 넘지 않았다.

카드론보다 대출 기간이 짧은 현금서비스의 연평균 금리는 13.35~16.29%로 카드론보다 높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높은 금리를 받는 금융사들이 높은 신용등급의 고객에게도 고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신용등급을 자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이용할 때마다 신용등급 점수가 하락해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신용등급 별 구간내 점수가 하위권에 있다면 신용등급이 한단계 내려간다. 이 씨의 경우처럼 편리하다는 이유로 카드사 대출을 이용했다가 신용등급이 떨어져 1금융권 대출 이용이 힘들어지는 사례도 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역시 대출상품이기 때문에 신용등급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용할때마다 등급이 하나씩 내려가는 것은 아니지만 신용등급 점수에 영향을 미쳐 여러 번 사용하면 신용등급도 내려간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성에 강점이 있지만 신용등급 하락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이용 시 이를 인지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dw0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