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 따라 경제전망기관들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소비둔화와 가계부채, 구조조정,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경제보복과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23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들어 1∼2월 전 세계 71개 주요국의 무역액은 4조8420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9% 증가했다. 연초 세계무역액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3년 만이다.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면서 1∼2월 71개국의 수출액은 평균 8% 증가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출액이 늘어난 가운데, 줄어든 국가는 8개국에 불과했다. 한국의 1∼2월 수출액은 835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5.7% 늘어 증가 폭이 10대 수출대국 중 최고였다.
같은 기간 세계 최대 수출대국인 중국의 수출액은 302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으며, 세계 2위인 미국의 수출액은 2373억 달러로 6.9% 확대됐다.
3위인 독일은 2141억 달러로 3.5%, 4위인 일본은 1005억 달러로 9.2%, 5위인네덜란드는 974억 달러로 12.1% 증가했다.
한국은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세계 순위가 작년(연간) 8위에서 올해 들어 6위로 2계단 상승했다.
7위 프랑스의 수출액은 773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8% 줄어든 반면, 8위 홍콩은 761억 달러로 9.2%, 9위 이탈리아는 707억 달러로 3.7%, 10위 영국은 687억 달러로 4.2% 각각 늘었다.
10대 수출대국은 아니지만, 올해 들어 수출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원자재 수출대국이었다.
호주가 38.2%로 71개국 중 가장 수출증가 폭이 컸으며, 러시아는 36.6%, 에콰도르는 34.1%, 우크라이나는 32.7%나 폭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28.1%), 노르웨이(25.9%), 브라질(23.5%) 등도 뒤를 이었다.
1∼2월 국제유가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덕택이다.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개선으로 한국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택에 제조업 생산과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은 물론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해외투자은행(IB) 등 주요 경제전망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6%에서 2.7%로, 한국은행은 2.5%에서 2.6%로, KDI는 2.4%에서 2.6%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가 이달 바클레이즈,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10개 해외 I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을 낸 결과도 2.5%로 2개월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해외IB 중에는 BoA메릴린치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9%로 가장 높았고 BNP파리바(2.8%)와 바클레이즈(2.5%), JP모건(2.5%) 등이 뒤를 이었다. 노무라는 2.0%라는 다소 낮은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했다.
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에도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관광객 감소와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잠재성장률(2.8% 추정)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소비부진과 가계부채, 구조조정, 지정학적 위험 고조, 중국의 경제보복,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대내외 여건도 녹록하지 않다.
앞을 장담할 수 없기는 글로벌 경제회복세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정국이 불안정해서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극우성향의 마린 르펜 후보가 당선될 경우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철강수입제한이 필요한지 조사에 착수하라고 지시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는 그가 시행한 첫 심각한 보호무역주의적 조처로 중국이나 유럽연합(EU)의 보복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ksb@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