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9단에 2연승, ‘바둑의 미래 서밋’ 우승 확정컴퓨팅 파워 1/10 쓰고도 커제 9단 압도구글, 알파고 이용 데이터 센터 전력소비량 40% 절감딥마인드 CEO “AI는 도구, 인간 난제 해결에 활용하고파”
알파고가 더욱 강력해질 수 있었던 것은 하드웨어의 고도화 뿐 아니라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알고리즘의 진화에 따른 결과다. 구글 딥마인드는 범용성에 포커스를 두고 개발한 알파고를 통해 인간 사회의 다양한 난제들을 해결하고 싶다는 입장을 내비추고 있다.
25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진행된 ‘바둑의 미래 서밋’ 알파고와 커제 9단과의 2번기에서 알파고는 155수만에 커제 9단에게 불계승을 거뒀다. 3번기로 진행되는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알파고는 2연승을 따내 우승을 확정했다.
앞서 23일 진행된 1번기에서 커제 9단은 지난해 이세돌 9단과의 대국, 올해 1월 바둑 사이트 등지에서 알파고가 둔 바둑 스타일을 공부해, 알파고와 유사한 바둑을 두는데 집중했다. 극단적인 실리를 꾀하는 전략을 추구한 것. 하지만 알파고는 이에 흔들리지 않고 초중반 잡은 승기를 굳히며 1번기에서 승리를 따냈다.
25일 진행된 2번기에서 커제 9단은 전략을 바꿨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패’를 싫어한다는 기사들의 분석을 토대로 좌하귀에 자연스럽게 패를 형성하며 다소 우위를 점하는 듯 했다. 하지만 알파고는 전혀 흔들림 없이 대국을 펼쳤고 155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김성룡 9단은 2번기 중간 평가에서 “알파고의 바둑이 인간과 비슷하다. (이번 대국을 통해) 구글이 성공한 것은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기계가 인간과 비슷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인공지능인지 인간 고수인지 구분이 잘 안된다”고 평가했다.
커제 9단과 대국을 펼친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가 ‘알파고 마스터’ 버전이라고 부른다. 이세돌 9단과 대국을 펼쳤던 알파고 v18 버전에 비해 알고리즘도 알파고가 탑재된 하드웨어 성능도 높아졌다. 알파고.v18 버전은 바둑 대국 관련 평가인 엘로 평점 기준 3000대 후반을 기록했다. 커제 9단과의 대국에 활용된 알파고는 4000대 후반이다. 구글은 알파고 마스터 버전이 v18버전을 3점 접바둑으로 둘 수 있을 정도라고 분석한다.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가 완벽에 가깝게 진화한 것은 알고리즘의 개선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세돌 9단과의 대국 이후 알고리즘 개선 작업을 지속해 활용되는 컴퓨팅 파워도 줄이고 성능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데이비드 실버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담당 과학자는25일 화상통화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세돌 9단과의 대국 이후 알파고를 개선하는데 집중했다. 흔히 사람들이 머신러닝의 핵심으로 연산력과 데이터 등을 생각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알고리즘이다. 알고리즘의 효율성과 범용성을 개선했다”면서 “더이상 인간의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고리즘 뿐 아니라 컴퓨팅 파워도 업그레이드 됐다. 지난해 구글 딥마인드는 클라우드 상에 50여개의 TPU를 활용해 이세돌 9단과 대국을 펼쳤다. 1초에 50개의 수와 10만개의 형태를 탐색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알파고 마스터 버전에는 지난주 구글이 개발자행사에서 공개한 2세대 TPU가 활용됐다.
구글 딥마인드는 새로운 TPU와 알고리즘의 진화로 알파고의 성능이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고 설명한다. 전년대비 컴퓨팅 파워를 1/10만 쓰고도 커제 9단을 이겼다.
데이비드 실버는 “커제9단과의 대국에서 활용된 알파고 마스터는 싱글 머신에서 구동됐다”면서 “이 싱글 머신은 4개의 새로운 TPU가 하나에 적용돼 있다”고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바둑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이유로 테스트의 용이성을 들었다. 바둑과 같은 게임들이 인공지능을 테스트하는데 보다 유리하다는 설명. 현재 구글 딥마인드는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바둑 등 게임은 빠르게 시뮬레이션 할 수 있고 수많은 알고리즘을 동시에 테스트할 수 있어서 (테스트의) 효율성이 좋다. 3차원 게임 등도 테스트 중”이라고 언급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게임을 활용한 테스트 등을 통해 알파고를 다양한 분야 문제 해결에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지속 내비추고 있다. 단순히 바둑 등의 게임에서 활용되는 것이 아닌 의학과 과학 등에서 활용할 수 있게 개발했다는 설명.
실제로 구글은 지난해 이세돌 9단과의 대국 이후 알파고를 자사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데 활용했다. 알파고가 활용된 이후 구글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모량은 40% 가량 감소했다.
데미스 하사비스는 “오늘날 사람들은 엄청난 정보, 데이터를 모두 따라잡아야 하는 시대지만 새로운 것들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인공지능이 이런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은 과학자나 의료진들에게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면서 “인공지능은 과학자들이 더욱 혁신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난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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