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400여 가구 이틀째 정전···전기 끊기고 승강기 멈추고

최근 인천의 한 고층 아파트 일부 동이 집중호우로 이틀째 정전돼 주민 400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24일 한국전력 서인천지사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30분경에 인천시 서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공급 받는 구내 수전설비가 침수돼 건물 4개 동 중에 3개 동이 정전됐다.

서구 공촌동 일대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된 지난 23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54mm의 비가 쏟아졌다.

이 아파트에서 빗물을 옥상에서 지하로 흘려보내는 우수관로가 갑자기 높아진 수압으로 인해 터져 복도에 설치된 수전 설비가 침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침수로 51층짜리 아파트 2동 104가구의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엘리베이터도 4대 중에 3대가 작동이 중단됐다. 나머지 1대는 임시 가동 중이다.

엘리베이터는 가정집과 수전설비가 구별돼 있어서 전기를 공급 받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내부 기계 회로에 습기가 차서 작동이 중단된 것이다.

각각 48~49층인 3동과 4동의 엘리베이터도 멈춰 388가구가 불편을 호소한다. 58층짜리 1동은 우수관이 터지지 않아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관계자는 “2동의 엘리테이터 4대 중 1대의 기계 회로만 긴급 교체해 임시 가동했다”며 “나머지 엘리베이터도 보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침수된 수전설비를 교체하는 데에는 3~4주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전은 우선 고장 난 설비를 교체할 때까지 전력을 임시로 공급할 수 있도록 복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시공사 측은 자연재해로 우수관이 파손됐고 준공 후 2년의 하자 보수 기간이 끝난 만큼 법적인 손해 배상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사와 주민대표들은 침수된 시설 복구 방식과 비용에 대해 논의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어제 오후 3시에 설비 기동반을 파견해서 터진 우수관을 복구했다”며 “주민들의 정전 피해를 도울 방안이 있는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 대표는 “같은 시기에 입주한 다른 아파트는 폭우에도 우수관이 멀쩡한데 이 아파트만 관로가 터졌다”며 시공사의 일정 부분 책임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