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삼성전자 및 삼성그룹 계열사 직무적성검사 실시난이도는 대체로 ‘평이’ 평가···용어·개념 묻는 문제 많아
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단국대학교 부속 고등학교 앞, 퀵서비스 오토바이가 대기중이었다. 퀵서비스 직원인 이한승 씨는 공채시즌이 시작되자 시험장으로 이동을 원하는 고객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역시 삼성전자 하반기 공채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마친 학생을 태우고 가기 위해 시험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었다.
퀵서비스는 하루에 2개의 시험이 겹친 수험생이 생각해낸 고육지책이었다. 대치동에서 서울공고까지는 대중교통으로 한시간 남짓이 걸린다. 좁은 채용문을 뚫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하반기 채용에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간절함이 만들어낸 진풍경이었다.
2시간 남짓 시험을 마치고 학교 교문을 나서는 수험생들의 표정에는 후련함과 채용의 문을 뚫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우려하는 마음이 뒤섞여 있었다.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채용 카페 등에 접속해 시험 후기부터 챙기는 수험생들이 눈에 띄었다.
수험생들은 시험 난이도가 대체로 평이했다는데 입을 모았다. 지난 상반기에 이어 두 번째 시험에 응시한 문 씨(24)는 “전체적으로 난이도 조정이 된 것 같다”면서 “지난 상반기보다는 어려워진 것 같지만 시험 자체는 쉬웠다”고 평했다.
이어 “과학쪽 비중이 줄었고 역사 문제가 늘어난 느낌”이라며 “기본적인 역사 시기를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채용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대해서는 “결국 잘하는 사람이 뽑히는 것 아니냐”며 “채용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떨어지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시험에 응시한 이 씨(26)는 “모의고사 보다 쉽게 느껴졌다”면서 “OLED와QLED를 묻는 문제나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시험 외에도 시험을 보고 있다”면서 “하반기 채용이 늘어난다고 해도 이번에 취업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발길을 옮겼다.
두 번째 GSAT에 도전하는 최 씨(25)는 “상식 용어를 묻는 문제가 많았고 파레토, 빛의 굴절 등 기본적인 용어를 묻는 문제가 많았다”면서 “대체로 난이도는 평이했다”고 전했다. 다만 “삼성 시험의 컷이 높다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GSAT는 다른 대기업들의 공채 필기시험 가운데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원자들은 짧은 시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물론 방대한 범위의 상식문제와 역사‧세계사 문제, 삼성 관련 문제까지 챙겨야하기 때문이다.
GSAT 전형 합격은 우수 인력이 많이 몰렸을 당시 융통성 있게 커트라인을 정하는 방식이라 높은 점수의 응시생들이 많은 경우 합격자들도 많아지게 된다. 난이도가 쉬워 고득점자가 많으면 더 많은 응시자가 시험을 통과하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하반기 공채에서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힌만큼 GSAT를 통과하는 합격자 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
이날 시험 결원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수험생은 결원이 없거나 1명 정도의 결원이 있었다고 기억했다.
김 씨(26)는 “한 반에 30명씩 시험을 봤다”면서 “4~50개의 반이 있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나누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국내 5곳과 미국의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총 7곳에서 올 하반기 신입공채를 위한 GSAT를 진행했다.
지난해 그룹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채용 절차를 각 계열사가 독립적으로 진행하지만, 필기 전형인 GSAT의 경우 계열사별 준비에 따른 비용 부담과 문제 유출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합동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GSAT는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직무상식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분야별 문항 수는 언어논리 30개, 수리논리 20개, 추리 30개, 시각적 사고 30개, 직무상식 50개 등으로 140분 동안 풀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직군을 대상으로는 역량 평가를 별도로 진행한다. 계열사별, 직군·전공별로 채용 합격자는 각기 다르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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