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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쿠팡 인수설 솔솔···투자 아닌 인수?

손정의, 쿠팡 인수설 솔솔···투자 아닌 인수?

등록 2017.11.14 09:32

수정 2017.11.14 09:57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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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자 추가지분 확보 및 경영권 양도설 확산손 회장 인수 현실화 땐 한중일 삼각밸트 완성알리바바 파워로 국내 시장 빠르게 장악 가능누적적자 벗고 실적 개선···IPO 조건도 충족

손정의, 쿠팡 인수설 솔솔···투자 아닌 인수? 기사의 사진

빠른 배송과 가격 파괴를 내세우며 유통업계의 혁신을 가져온 쿠팡. 전 세계 전자상거래 업계 최초로 쿠팡이 도입한 로켓배송 서비스는 아시아의 워렌버핏이라 불리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무려 1조원을 베팅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쟁력 갖춘 배송 서비스에 든든한 자금력을 갖추게 된 쿠팡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서비스에 매료된 이용자들은 늘어났고 거래액(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현재, 로켓배송은 양날의 칼로 작용해 쿠팡을 옥죄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앞세워 몸집 부풀리는 데는 성공했으나 배송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하면서 손실 규모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불어나고 있다. 쿠팡 곳간에 남아있는 실탄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현금이 바닥나 추가 자금 투입이 절실한 시점이지만 쿠팡은 손 회장을 마지막으로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손정의, 쿠팡 투자 아닌 인수? =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커머스 업계에는 쿠팡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각종 루머가 나돌고 있다. 매각설, 투자금 회수설, 신규 투자유치 등 소문만 무성하다. 이 가운데 업계에선 ‘손정의 회장의 쿠팡 인수설’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손 회장이 쿠팡에 투자를 단행할 때부터 시장 일각에서는 손 회장이 1조원을 들여 사실상 쿠팡을 인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당시 그는 특수목적법인(SPC) 소프트뱅크그룹인터내셔널을 투자주체로 1조1000억 원을 투자해 쿠팡(당시 포워드벤처스) 지분 20%를 확보했다. 이때 지분 100% 기준 쿠팡의 기업가치를 5조5000억 수준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쿠팡이 2년간 누적 적자만 1조원 이상을 기록해 재정난에 빠지자 손 회장은 투자금 회수 대신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알리바바를 통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는 물타기 전략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범석 쿠팡 대표의 경영권과 최대 주주 지위를 넘겨 받는 조건에서다. 쿠팡 측은 이같은 해석을 정면 부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손정의 회장과 김범석 대표의 계약 조건에는 일정기간 흑자를 못내면 손 회장측에서 추가 지분 매입과 함께 경영권을 넘긴다는 조항이 있다는 내용을 들었다”며 “사실 이런 조건이 아니었다면 손정의 회장이 쿠팡이라는 회사에 1조원 통큰 베팅에 나설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손 회장이 쿠팡을 인수하면 한중일 삼각밸트를 완성하면서 한국 시장을 단번에 장악할 수 있고, 재무구조 개선으로 기업공개(IPO) 조건도 충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그림이 그려진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손정의 회장이 쿠팡에 1조원의 투자를 결심할 때 쿠팡의 기업가치를 5조원으로 평가했다고 하는데 당시 성장성을 고려했더라도 3400억대 매출에 1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하는 쿠팡으로서는 과대평가된 부분이 크다”며 “하지만 손 회장이 언젠가 쿠팡을 인수하려는 생각이었다면 충분히 납득이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손정의 품에 안기면 모든 악재 원스톱 해결 = 현재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중국 알리바바가 쿠팡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 회장은 알리바바 지분 28%를 보유한 대주주다. 금융투자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계열사인 알리페이를 통해 쿠팡에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투자유치 주관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 입장에서는 최상의 그림이다. 자신이 투자했다가 위기에 빠진 쿠팡을 재도약 시키기 위해서는 알리바바만한 파트너가 없다. 알리바바의 투자가 현실화되면 손 회장을 중심으로 ‘소프트뱅크-알리바바-쿠팡’ 한중일 삼각밸트가 완성된다. 쿠팡도 손 회장이 알리바바를 동원해 구원투수로 등장할 경우 모든 악재를 단번에 씻어낼 수 있다.

자금 유치로 재정난을 해결하면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그동안 실적 조건을 충족 못해 도전하지 못했던 IPO(기업공개)도 노려볼 수 있다.

실제 쿠팡은 손 회장의 추가 투자가 유입되지 않으면 뚜렷한 방안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치킨게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밖에 없는 이커머스 시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그나마 쿠팡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로켓배송도 이마트, 롯데 등 대기업들이 물류시스템을 강화시키면서 메력도가 떨어지고 있다.

영업손실은 2014년 1215억원, 2015년 5470억원, 지난해 5653억원으로 지속 확대돼 작년말 기준 결손금이 1조2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3600억원 수준이다. 실질적으로 버는 돈이 없다보니 결손금이 쌓이면서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역시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추가로 자금 유치를 성공시켜야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쿠팡은 벌어들이는 수익 없이 투자 받은 돈으로 연명하며 사업을 유지했는데 2년 동안 투자를 못 받아 현금이 바닥을 보이는 상황”이라며 “남은 유보금으로 약 6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 같지만 빨리 투자를 유치하지 않으면 구조조정, 로켓배송 서비스 중단 등 체질개선으로 비용을 크게 절감해야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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