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자리가 중장년층 일자리 불안 초래희망퇴직이 청년고용 문제 해결책 못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28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시중은행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은행들이 퇴직금을 올려 희망퇴직을 활성화해 청년들에게 더 많은 은행 취업 기회를 주길 바란다”며 “희망퇴직을 확대한 은행에 보상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5월9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도 “10명이 희망퇴직하면 7명이 새로 취업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며 중장년층의 일자리를 나눠 청년층에게 나눠주는 정책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임직원 현황은 일자리를 늘리려고 하는 금융당국의 의도와 정반대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시중은행의 총 임직원은 작년말 기준 5만8330명으로 지난 2016년 3월기준(6만3985명)보다 8.84% 감소했다. 같은 기준 임직원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KB국민은행으로 작년 말 총임직원(1만7349명)은 2016년 3월에 비해 13.33% 줄어들었다. 다음으로는 하나은행이 기간 중 11.28%(1691명) 감소했고 우리은행은 7.34%(1104명), 신한은행은 1.44%(201명) 줄었다.
이는 은행이 신규로 채용한 인원보다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낸 사람이 많다는 것으로 고임금 노동자를 내보내 저임금 청년일자리를 늘린다는 일자리 계획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시중은행이 작년 한 해 동안 내보낸 임직원은 4632명이지만 하반기 신규채용인원은 1750명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중장년의 일자리 불안을 조장하면서 청년일자리 창출이 되지 않는 상황을 두고 금융당국의 청년일자리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희망퇴직은 청년 고용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권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먼저 도입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희망퇴직을 확대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희망퇴직으로 경력자들이 퇴사하게 되면 남은 직원들의 업무량이 늘어나 근로시간을 쉽게 단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순히 희망퇴직이나 신규 채용 숫자를 늘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10명 내보내고 7명 뽑는 식이라 효율적인 인원 운영 방식도 아니다”라며 “항아리형 인력구조가 고착될 수밖에 없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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