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발길 끊긴 지 오래···구조조정 대상될까 걱정”점포 구조조정 방침에 직원들 ‘폐점공포’
오랜 기간 대형마트를 일터로 삼아온 점포 직원들의 심경은 어떨까. 19일 기자는 대형마트를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들어봤다.
마트를 둘러보니 온오프라인 간 온도차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오전 11시 30분까지 기자의 눈에 띈 손님은 8명 남짓이 전부로, 손님의 수가 직원 수보다 적었다. 2층 푸드코드와 자주(JAJU)’ 매장에서는 직원 외 손님을 아예 발견할 수 없었다. 매장 곳곳에서는 손님이 없어서인지 진열 제품마저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모습도 발견됐다.
정오가 지나자 조금씩 고객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고객의 대부분은 60대 이상의 고객과 외국인으로 온라인을 잘 사용하지 않는 고객층이라는 것이 특징이었다. 또 아이를 동반한 일부 고객은 물건을 구입하기 보다는 병원을 찾거나 장난감 코너를 구경하는 것이 전부였다.
비교적 점심이면 북적이는 푸드코트 전경도 텅 빈 모습만이 전부였다. 이처럼 마트를 찾는 고객이 없으니 현존할 가치가 떨어지는 건 당연해 보였다. 특히 마트 내에 입점한 매장들은 매출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 대형마트의 매출은 점점 하락세를 걷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4% 감소한 150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238억원으로 53.2%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00억원의 적자를 보며 업황 부진을 실감했다.
롯데마트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롯데마트 영업이익은 2017년 400억원에서 2018년 80억원으로 크게 줄더니 지난해엔 적자 전환해 2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마트 역시 부진한 점포를 정리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들은 리뉴얼·점포 폐업 등 각자의 방식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현장 직원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감축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겠지만 그게 어느 매장이 점포 조정에 들어갈지 모르니 다들 불안하긴 마찬가지다”라며 “지금까지 대형마트들 전문점이니, 리뉴얼 매장 확장하면서 늘린 고용 인원만 해도 수백명 가까이에 이르는데 이 많은 인원들이 어디에 어떻게 재배치할지 근본적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대형마트 식품코너에서 근무해온 한 직원은 “약 20년 전부터 마트에서 캐셔부터 화장품, 식품 코너 등에서 일했다. 뒤늦게 시작한 일이지만 대형마트는 오랜 시간 함께한 내 집 같은 존재였는데 이제는 옛날과 달리 무인 계산대와 배달원들만 늘어나고 있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포 수가 적은 지역의 경우 어쩔 수 없이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직원들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내 이야기가 될까봐 두렵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bse100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