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일본 보이콧 등 악재로 대거 적자전환고정비 비중 축소엔 한계···인건비로 비용절감아시아나, 全임원 일괄사표·최대 40% 임금삭감LCC도 급여반납·무급휴직으로 허리띠 졸라매기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인건비 절감’이다. 운항을 쉬는 항공기가 증가하면서 승무원 뿐 아니라 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주요 경영진의 임금반납도 이어지고 있다.
항공산업은 그동안 업체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공급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수요가 따라가지 못했고,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지면서 막대한 손실을 봤다. 특히 하반기 촉발된 일본 보이콧의 장기화를 비롯해 홍콩 사태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 타격은 더욱 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2619억원을 기록했다. 국적사 중 유일하게 흑자기조를 유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60% 가까이 위축된 실적이다. 당기순손실은 624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별도 기준 36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전년 기록한 351억원의 적자보다 10배 이상 확대됐다. 당기순손실은 6727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는 항공시장 불황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받았다. 제주항공은 9년 연속 흑자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공급석과 탑승객 모두 두자릿수 성장했지만 영업손실 329억원, 당기순손실 341억원을 냈다.
진에어 491억원, 티웨이항공 192억원, 에어부산 50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도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설상가상, 중국을 근원지로 한 전염병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항공사들은 자발적인 운항 중단과 감편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59개 노선의 운항횟수는 약 77% 감소했다. 동남아 주요 노선도 줄이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여행심리가 위축되면서 중국과 동남아 등 항공권 예약 취소와 환불도 급증했다. 최근 3주간 항공사 환불금액은 대한항공 1275억원, 아시아나항공 671억원, 제주항공 225억원, 진에어 290억원 등이다.
항공사들은 악화일로의 경영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용절감에 들어갔다. 항공사 영업비용은 유류비와 조업비, 항공기리스료 등 고정비와 인건비 등으로 구성된다. 고정비 축소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한달간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연차휴가를 실시한다. 연차휴가가 21일 이상 남은 승무원 중 희망자 300명을 선정해 실시한다. 지난해 10월에는 3개월 단기 무급휴직을 시행했고, 12월엔 15년 이상 근속한 40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하며 자구책 실천에 앞장서기로 했다. 또 사장(40%)을 비롯한 전 임원이 급여의 30%를, 모든 조직장이 20%를 반납한다. 아울러 전직종을 대상으로 강제 무급휴직 10일을 실시한다.
제주항공 역시 경영진이 자발적으로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한다. 비상경영를 넘어 위기경영 체제로 돌입한 제주항공 승무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무급휴가를 전직원 대상으로 확대한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6월까지 4개월간 운항·객실 승무원을 제외한 전 직원을 상대로 경영위기 극복 제도를 시행한다. 상무보 이상의 임원은 임금 30%를, 임원을 제외한 본부장 직책자는 직책 수당을 자진 반납한다. 또 전 직원을 상대로 근무일과 근무시간 단축 신청을 받는다. 기존에 시행하던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티웨이항공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진이 최대 30%씩 임금을 깎기로 했다. 이달 초부터 받기 시작한 무급휴직 신청도 지속한다. 에어부산도 임원급 급여 삭감과 함께 무급휴직을 단행한다.
진에어와 에어서울은 희망휴직으로 인건비 절감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모든 항공사가 무급휴직과 임금반납 등 고강도 자구책을 펼치고 있다”면서도 “업황부진이 개선되지 않거나 장기화될 경우,대규모 강제 퇴직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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