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실사 결과 나와···이미 판매사에 전달신금투도 연루돼 화제···기획·운용 의혹등당초 전액 손실로 원금 못건질 것으로 점쳐총 투자액은 6천억 중 개인투자금 40% 차지美 헤지펀드 폰지사기 연루돼 회수 어려워
그렇지 않아도 무역금융펀드는 이미 절반가량 손실이 확정됐고 추가 손실도 우려돼 결국에는 전액 손실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금융펀드에는 총 6000억원의 투자금이 있다. 이 중 40% 되는 금액인 2400억원은 개인투자금이고, 나머지 3600억원은 신한금융투자의 대출액(TRS·총수익스와프)이다. 이 펀드는 2배 이상의 레버리지를 키워 5개의 해외무역금융펀드에 나눠 투자됐다.
그런데 5개의 해외무역금융펀드 중 하나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에서 문제가 생겼다. IIG 펀드는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등록 취소와 펀드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받았다. 뉴욕에 본사를 둔 IIG는 무역금융 전문 투자자문사인데, 이 라임운용이 투자한 헤지펀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제가 됐다.
더군다나 라임운용은 문제의 미국 헤지펀드에서 총 투자금 6000억원 중 40%나 되는 금액을 IIG에 투자했다. 다시 말해서 미국의 헤지펀드의 ‘돌려막기 사기’에 당한 라임운용 역시 당한 셈이다. ‘폰지사기’라고도 불리는 이 사기는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일종의 다단계 금융사기 수법을 말한다.
그러나 라임운용은 이 사건으로 사기 의혹까지 휩싸이게 된다. 즉 IIG 펀드 손실 가능성을 알고도 펀드를 싱가포르 소재 특수목적법인(SPC)에 처분하고 5억달러의 약속어음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후 IIG 펀드가 청산 단계에 들어가 약속어음 가운데 1억달러의 원금이 삭감됐다.
이 펀드는 2억 달러 이상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는 투자금 전액 손실을 보게 된다. 이미 삭감된 금액만 1억 달러에 달해 최소 50%의 투자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그래도 금융당국에서 지난 2월 실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 펀드가 투자한) 5개 해외 무역펀드의 투자손실이 2억달러 이상 발생할 경우 전액 손실이 가능하며 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회계 실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무역금융펀드에서 6천억원의 전액 손실날 것으로 보는 게 이 때문이기도 하다. 무역금융펀드가 전액 손실을 볼 것이란 전망까지 나와 투자자들의 피해가 1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역금융펀드로 인해 국내 중대형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 역시 곤혹을 치르게 된다. 안그래도 신한금투는 이 사건이 있기도 전부터 라임운용과 대표 TRS 증권사임과 동시에 무역금융펀드를 같이 공동 기획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신한금투가 라임운용과 손실 위기에 처한 무역금융펀드를 구조화해 특정 펀드에 손실을 입혔고 또 이를 은폐, 추가적인 가입을 유도해 피해를 확산시켰다고 보고 있다.
실제 신한금투와 라임운용과의 인연은 지난 2017년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7년 당시 신한금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본부는 글로벌 무역금융펀드 상품을 기획하고 이를 운용할 헤지펀드를 물색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또 신한금투는 이전부터 라임운용을 상대로 PBS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국내 증권사 중 라임운용에서 내놓은 펀드를 가장 많이(22개 상품) 판매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연 때문인지 신한금투는 라임운용의 TRS 계약까지 체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난 10월 금감원으로부터 종합검사까지 받게 된다.
신한금투는 PBS 고객사인 라임운용의 지시를 기계적으로 수행했을 뿐이고, 이상 징후를 포착했다고 해도 ‘차이니즈월(기업 내 정보교류 차단 장치)’의 존재로 외부에 알리는 게 어려웠을 것이란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어찌됐던 라임운용은 이날 삼일회계법인에서 들고 온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산별 평가가격을 조정하고 예상 손익을 판매사에 알릴 예정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앞서 플루토·테티스 펀드에 대한 실사와 마찬가지로 무역금융펀드에 대해서도 자산 종류별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분석해왔다. 무역금융펀드도 지난해 11월부터 실사에 착수했으나 자산이 대부분 외국 기업의 채권이어서 실사 기간이 길어졌다. 원래 지난달 말까지 실사를 마치려 했지만 우한 코로나(코로나19) 여파로 실무 조사가 지연됐다.
또 무역금융펀드는 금융당국 검사 결과 불법행위가 상당 부분 확인돼 분쟁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금감원은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내·외부 법률자문 과정을 거쳐 피해구제 방안을 검토한다. 이르면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조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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