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근거는 무엇일까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분석 자료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우선 교육 형평성 비교에는 OECD가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 능력을 평가하는 ‘PISA’ 데이터가 바탕이 됐는데요.
개발원은 여기에 성적 상위 25% 학생 중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하위 25%인 비율을 ‘개천 용’ 지표로 생성,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의 비율은 12.97%로, OECD 평균인 10.54%보다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체 회원국인 36개국 중에서도 네 번째에 달하는 유의미한 결과인데요. 주요 국가인 영국(12.79%), 일본(10.86%), 미국(9.57%)보다도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세부적으로 과목별 지표를 살펴보면 어떨까요? 한국을 비롯한 비교 국가 모두 과학에서 비율이 높았는데요. 반면 수학은 전체 중 개천 용 비율이 가장 낮아, 다른 과목보다 부모 배경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이 계층 간 이동성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고 볼 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그 가능성이 높다고도 풀이할 수 있는데요. 대부분 사람이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성적 최상위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성적 상위 4%의 최상위권 그룹에서 집계된 개천 용 비율이 성적 상위 25%를 기준으로 한 것보다 두 배 가까이 낮았던 것이지요. 성적이 상위권으로 갈수록 부모 영향이 크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보이는 결과입니다.
높은 교육 형평성이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수치, 타고난 사회·경제적 불리함을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인데요. 이에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이미 흘러간 과거라는 인식이 적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부모의 배경이 학생 성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회를 위해 현 교육 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어떨까요? ‘개천에서 용난다’는 옛속담도 다시 힘을 가질 날이 올까요?
뉴스웨이 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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