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임상 12건, 백신 임상 0건셀트리온·녹십자 치료제 연내 상용화 자신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임상 곧 돌입
뉴스웨이가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임상승인 여부를 전수조사한 결과 22일 기준 치료제는 12건(치료목적 포함), 백신은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광, 엔지켐, 신풍 임상 진입=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가장 먼저 임상2상의 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은 제약사는 부광약품이다. 부광약품은 지난달 14일 항바이러스제인 레보비르의 코로나19 임상 승인을 받았다.
레보비르는 부광약품이 2007년 출시한 B형 간염 치료제로 세계에서 네 번째,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개발된 항바이러스 신약이다. 항바이러스제는 세포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증식해 다른 세포를 감염하는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역할을 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충북지역 신약개발기업인 엔지켐생명과학도 신약물질인 EC-18이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고 개발에 돌입했다. EC-18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을 재촉하는 합병증 사이토카인 폭풍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풍제약은 자체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에 대해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피라맥스는 주성분인 ‘피로나리딘’이 코로나19 치료 후보약물로 한때 거론됐던 클로로퀸과 화학구조가 유사하다고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다.
이들은 모두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약물 재창출은 기존에 사용 중인 의약품의 감염병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안전성 문제가 비교적 적고 임상 기간이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일양, 코미팜, 유나이티드 주목 = 아직 임상에 진입은 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이 높은 약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는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고려대 의대 생물안전센터 내의 BSL-3 시설 연구팀에 슈펙트의 코로나19 치료효과 검증을 의뢰했고 실험에서 대조군 대비 70%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를 확인했다.
코미팜 역시 지난 2월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 후보물질인 ‘파나픽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 약품은 코로나19 확진자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시키는 감염 염증치료제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인체가 외부에서 침투한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과도하게 면역력을 증가시켜 대규모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기도의 만성염증 억제 효과가 있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제로 중증폐렴 진행을 억제하는 내용의 임상을 조만간 실시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 약품을 개발한 후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GC녹십자, 셀트리온 연내 상용화 자신 = 현재 코로나19 치료 신약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GC녹십자와 셀트리온이다.
GC녹십자는 혈장치료제 ‘GC5131A’를 개발하고 있다.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 성분)에서 다양한 유효 면역 항체를 추출해서 만드는 의약품이다. GC녹십자는 GC5131A가 올해 하반기에는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회복환자의 혈액에서 항체 후보군(라이브러리)을 구축하고 항원에 결합하는 300종의 항체를 확보했다. 7월 말까지 인체 투여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응급환자 위한 치료목적 사용승인 늘어 =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은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응급환자의 치료를 위해 시판허가 전인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제도를 말한다. 상업화는 별개로 진행된다.
현재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은 업체들은 이뮨메드, 파미셀, 젬백스엔카엘, 안트로젠, SCM생명과학, 강스템바이오텍 등 6곳이다. 이들은 모두 개발 중인 줄기세포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 용도로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았다.
파미셀은 싸이토카인 폭풍 억제 기전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셀그램과 AKI(중간엽 줄기세포)가 결합된 후보물질이다. 현재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아 환자 2명을 대상으로 1건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뮨메드는 당초 인플루엔자 치료제와 B형간염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HzVSF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중증 코로나19 환자에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받아 사용 중이다. 이뮨메드는 6월 중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신청하고 7월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로다.
젬백스엔카엘은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신청한 GV1001의 코로나19 환자 치료목적사용승인을 획득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2명 이상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퓨어스템-RA를 사용하는 내용으로 치료목적사용승인을 받았다.
안트로젠이 개발 중인 크론병 줄기세포치료제 ALLO-ASC-CD도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
◇백신은 물질개발 단계···내달 임상 진입 전망 = 치료제에 비해 백신은 임상 단계에 돌입한 기업이 한 곳도 없다. 현재 제넥신 컨소시엄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다수의 국내 기업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초기단계다.
제넥신 컨소시엄이 내달 임상에 진입할 계획으로 그나마 속도가 가장 빠르다.
제넥신 컨소시엄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X-19’을 도출해 원숭이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했고 바이넥스에서 임상 시료 생산을 완료했다.
이달 중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으로 절차를 예정대로 밟는다면 내달 중 임상에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컨소시엄에는 제넥신과 바이넥스, 국제백신연구소(IVI), 제넨바이오, 카이스트, 포스텍 등이 참여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발굴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 중이다. 오는 9월 임상시험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360만 달러(약 4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기도 있다. 또 질병관리본부가 공고한 국책과제인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 사업에서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 밖의 기업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임상시험 진입 목표 시기, 후보물질 도출 여부 등 개발 상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가동하고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해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라는 인식에서다.
또한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될 수 있도록 이를 전담 지원하는 ‘K-백신 신속심사 추진반’을 운영하고 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이한울 기자
han2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