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대거나 불법 CB 파킹거래 등 논란주가 폭락·순손실 급증하며 ‘너덜 너덜’이미 상폐됐거나 M&A 매물로 나오기도일부는 이미지 개선 등 회생에 ‘안간힘‘
이러한 의혹들 때문에 피투자기업이었던 상장사들은 ‘라임의 좀비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붙으며 주식시장에서 냉대를 한동안 피하지 못했다.
11일 이들의 최근 근황을 살펴본 결과, 예상대로 대부분 주가가 폭락해 동전주로 전락하거나 순손실이 급등해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대로 켜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말해서 주가와 실적 모두 ‘너덜너덜’해진 셈이다.
그러나 일부는 라임사태로 인해 망가진(?) 회사 이미지 개선을 시도하거나, 최대주주 등을 변경하며 경영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는 기업들도 여럿 있었다.
지난 9일 라임 사태의 ‘핵심’인 스타모빌리티는 회생 절차를 신청한다는 공시를 냈다.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인 스타모빌리티는 라임을 움직인 배후 실세로 지목되는 ‘김봉헌 회장’이 소유한 회사다. 김 전 회장은 라임자산운용이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한 자금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더불어 이 회사는 작년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이 나오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현재 거래 정지된 상태다.
스타모빌리티의 회생 절차 소식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주권매매거래정지 기간을 기존 ‘개선기간 종료 후 상장폐지 여부 결정일까지’에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일까지’로 변경키로 했다.
라임 연루 코스닥사 중 경영 정상화에 가장 많은 안간힘을 쓰는 기업은 에스모다. 에스모는 자동차용 와이어링 부품 생산 업체로, 라임운용이 약 500만주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모빌리티(라임 지분율 41.15%)의 실체가 밝혀지기 전까진 에스모를 라임 관련 대장주(라임 지분율 23.7%)라고 부르기도 했다.
현재 에스모의 김정훈 대표는 직접 100억원을 출자하며 회사 반전을 꾀하고 있다. 그는 100억이라는 유상증자를 통해 사모펀드 ‘포트코리아 런앤히트’(지분율 6.4%)를 제치고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는 모습이다. 100억원 규모의 유증을 책임질 투자자는 김 대표로 납입 절차가 마무리되면 그는 207만여주(14.9%)의 신주를 확보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당초 2017년 재무적투자자(FI)들과 함께 에스모 인수(M&A) 컨소시엄 멤버였다. 그러나 시세 차익이 목표였던 FI들과 달리 김 대표는 경영에만 집중했던 탓에 라임 후폭풍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FI 주도 세력은 시세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아 재판이 한창이지만, 반면 김 대표는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회생 절차에 안간힘을 쓰면서도 라임과 연루된 상장사들의 주가들은 대부분 급락했다. 그러나 이와 다르게 주가가 오른 기업도 있었다. 그 기업은 젬백스로 최근 치매치료제(GV1001)가 국내 임상2상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이 회사 CB에 투자한 라임운용과 투자자들은 오히려 쏠쏠한 수익을 올리게 되는 일도 있었다. 임상 성공으로 젬백스의 주가가 연속 급등하면서 전환가액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라임과 깊은 인연(?) 관계인 것으로 나중에 밝혀진 슈펙스비앤피의 경우 라임사태에서 그나마 자유로운 모습이다. 일단 거래 정지라던가 상장 폐지 이슈가 전혀 없는 상태다.
슈펙스비앤피와 라임운용은 일반적인 투자사와 피투자사 관계가 아니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 회사는 라임과 캄보디아 리조트 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딜을 같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증권사 공채 동기’ 등 인적 네트워크로도 얽혀 있는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슈펙스비앤피는 PCB(인쇄회로기판) 공정 자동화 설비와 패션, 화장품 사업 등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사업들을 펼쳐 왔는데 최근 2~3년간 경영권 매각이 잦은 회사다.
라임사태로 상장페지 절차를 밟거나 현재 상폐된 기업도 있었다. 코스닥 상장사 리드는 지난달 4일부터 정리매매를 진행해 5월14일 상장이 폐지됐다.
리드는 LCD 디스플레이장비 전문기업으로 지난 2014년 코넥스를 거쳐 2015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당초 다수의 해외 고객사를 보유한 우량 기업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코스닥 입성 후엔 불성실 공시를 반복하고 최대주주도 잇달아 변경되며 주가가 급락했고, 급기야는 라임운용의 불법적 펀드 운용에 연루되며 결국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당했다.
라임운용이 투자에 관여했다가 상폐 위기에 몰렸던 기업은 리드 이외에도 폴루스바이오팜, 한류타임즈, 파티게임즈 등이 있다. 폴루스바이오팜은 코스피에 상장된 회사인데, 지난 4월 27일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후 현재 상폐 심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라임운용은 이 회사 주식을 7.32% 보유하고 있다.
라임운용이 한때 지분 24.0%를 보유했던 한류타임즈는 M&A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또 파티게임즈의 경우 대법원까지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공방을 끌고갔으나 가처분신청이 기각됐다.
한편 라임과 연루된 상장사들은 작년 7월 합동 언론 간담회를 열고 라임운용의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주가가 폭락하거나 운영난에 처했다며, ‘좀비 기업’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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