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부터 북한 진출 적극 모색전자사업으로 활로, 삼성 브랜드 부착된 TV 보내임원들 자주 방북···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선물도이명박·박근혜 정권 한반도 긴장국면, 대북사업 위축
삼성그룹은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며 남북관계가 급속히 진전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대북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삼성은 주력 사업인 전자사업을 앞세워 대북진출 활로를 찾았다. 1999년 북한과 계약을 맺은 삼성은 이듬해 삼성 브랜드를 부착한 TV를 북한에 보냈다. 이에 ‘아태-삼성’(ATAE-SAMSUNG)이라는 브랜드가 적힌 TV가 북한의 유명호텔 로비에 설치됐다.
북한에서 생산한 전자제품을 남한으로 들여오기도 했다. TV·유선전화기·라디오 카세트 위탁가공 생산으로 평양에서 만들어진 전자제품들이 남한에 등장했다.
삼성은 남북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삼성과 북한은 2000년 중국 베이징에서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센터를 개소했고, 북한은 ‘조선컴퓨터센터’(KCC) 전문가들을 센터로 파견했다.
2001년에는 삼성이 북한에서 개발된 ‘류경바둑’, ‘류경장기’ 게임과 북한요리를 소개하는 ‘조선료리’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국내에 판매했다.
대북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삼성 임원들은 여러 차례 북한을 찾았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가운데 대북사업팀이 북한을 방문해 소프트웨어 개발, TV·오디오 임가공 사업과 함께 현대가 추진하던 개성공단과는 별도로 50만평 규모의 최첨단 전자단지를 조성하는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이 회장에게 보내는 선물을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동안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북한을 오가는 것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에 북한 측에 평양사무소 개설을 요청할 만큼, 대북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자사업 외에도 제일모직으로 1992년부터 북한에서 의류 임가공 사업을 진행하며 연간 1000만∼1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05년에는 삼성 계열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이 삼성전자 휴대폰 ‘애니콜’의 새 광고모델로 북한 무용수 조명애를 캐스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한반도에 긴장국면이 조성됐고, 삼성의 대북사업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미완으로 남게 됐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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