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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나온 브랜드 맞아? 여전히 잘 팔리는 '진로'···비결은?

브랜드 열전.ZIP

100년 전 나온 브랜드 맞아? 여전히 잘 팔리는 '진로'···비결은?

등록 2022.05.13 11:42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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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브랜드 열전.ZIP'은 한국 근현대사를 거쳐 지금까지도 업계를 이끌고 있는 국가대표급 브랜드들을 들여다봅니다. 이들 브랜드의 생존 철학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미래 구상에 작은 단초가 되기를 바랍니다.

100년 전 나온 브랜드 맞아? 여전히 잘 팔리는 '진로'···비결은? 기사의 사진

100년 전 나온 브랜드 맞아? 여전히 잘 팔리는 '진로'···비결은?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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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나온 브랜드 맞아? 여전히 잘 팔리는 '진로'···비결은? 기사의 사진

소주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초록색 병에 담긴 '참이슬'을 떠올릴 텐데요. 참이슬도 아마 '이것'이 없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진로.

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 용강군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우천(友泉) 장학엽 회장이 동업자 2명과 함께 순수 민족자본으로 세운 진천양조상회(眞泉釀造商會)에서 내놓은 소주 브랜드가 '진로'였지요.

진로라는 이름은 용강 지역을 상징하는 '진지(참못)'와 소주를 증류할 때 '이슬'처럼 맺히는 술 방울의 모습을 합친 것입니다. 훗날 '진로(참 진眞, 이슬 로露)'라는 한자 이름의 뜻을 그대로 따서 나온 게 참이슬입니다.

초창기 진로 소주는 지금 같은 희석식 소주가 아닌 증류식 소주였습니다. 알코올 도수도 35도로 높았지요. 그러다 1965년부터 희석식으로 제조 방식을 바꾸고, 알코올 도수도 30도로 낮췄습니다.

1973년 진로 소주의 도수는 25도로 더 낮아졌습니다. 이후 약 30년간 사랑을 받으며 '소주=25도'라는 공식이 만들어졌지요. 이 공식은 1998년 23도 소주인 참이슬이 나온 뒤 시장에 자리 잡을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진로 하면 두꺼비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진로의 상징은 원래 원숭이였습니다. 1953년 서울로 터를 옮긴 후 두꺼비로 바뀐 것. 원숭이가 북한에서는 영특하다는 이미지이지만, 한국에서는 교활한 이미지였기 때문이지요.

브랜드로서 진로의 인기 뒤에는 판촉의 힘이 있었습니다. 소주를 들고 다니며 팔던 행상들에게 '밀림의 바 작전'을 실시해 판로를 넓히고, '왕관 회수 작전'인 두꺼비 병뚜껑 찾기 이벤트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것.

국내 최초의 CM송인 '진로파라다이스'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판촉활동으로 경쟁 제품을 따돌리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해온 진로. 참이슬 이전까지 소주 브랜드의 대명사로 오래도록 자리매김했지요.

㈜진로는 1998년 진로의 후발 브랜드로 참이슬 소주를 등장시켰습니다. 25도가 대세이던 당시, 23도라는 파격적인 알코올 도수로 소주 시장에 저도수 바람을 몰고 왔지요.

저도수 소주 경쟁이 심화되면서 2007년 참이슬 후레쉬가 출시됐고, 우리가 익히 알던 '두꺼비' 진로는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진로의 형제 제품인 진로골드만 25도 소주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요.

하지만 유행은 돌고 도는 법. '두꺼비'를 그리워하는 소비자가 하나 둘 나타났습니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4월 '진로 이즈 백'이란 타이틀과 함께 진로 소주를 다시 시장에 내놨습니다.

진로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도수를 낮추고 두꺼비는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투박했던 두꺼비는 둥글고 귀여운 모습으로 바뀌었고,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으로 젊은 층에 어필한 것.

돌아온 진로는 출시 3년 만에 누적판매량 10억병을 돌파했고, 지난해 국내 매출 5% 증가 등 승승장구 중인데요.

품질에 전략적인 홍보를 더해 탄생 100년이 다 됐는데도 여전히 업계 선두권을 달리는 진로. '뚝심'과 '변신'의 조화가 돋보이는 브랜드 성공 사례로 오래 기억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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