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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銀, 정책금융 함정서 허우적

산업銀, 정책금융 함정서 허우적

등록 2013.07.15 08:23

박일경

  기자

만기도래 비우량 회사채
80% 규모 총액인수 나서
신용등급 강등땐 부실화
위험자산 익스포저 확대
자본 적정성 훼손 가능성

산업銀, 정책금융 함정서 허우적 기사의 사진


민영화가 백지화되면서 ‘정책금융’으로 선회한 산업은행이 정부의 회사채 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자본 적정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일 정부가 발표한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산은은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만기도래가 예정된 회사채의 80%에 대해 총액인수로 차환발행을 지원하게 된다.
지원대상은 차환발행심사위원회가 결정한 일정 신용등급 이하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이며, BBB등급 이하 회사채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안이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BBB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기피 현상으로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동성에 곤란을 겪는 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산은이 인수한 비우량 회사채가 고정 이하 여신, 즉 부실채권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려야 한다는 측면에서 산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우량 회사채 만기도래분의 80%를 산은이 우선적으로 인수하게 하는 정부의 조치는 산은의 익스포저(Exposure, 위험노출액)를 확대시켜 산은의 부실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산은의 ‘2013년 1분기 은행경영공시’를 보면 올해 3월말 산은의 익스포저는 177조2965억원으로 166조9922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10조3043억원 증가했다. 위험가중자산도 같은 기간 104조원에서 109조9753억원으로 한 해 만에 6조원 가까이 늘었다.
익스포저가 확대되면 그만큼 더 많은 충당금을 설정해야 하므로 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이 경우 국제결제은행의 바젤위원회가 권고하는 BIS비율 기준을 맞추기 위해 대출규모 축소 등 은행의 자산운용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산은의 인수분 가운데 10%는 ‘회사채안정화펀드’(회안펀드)가 다시 사들이나 펀드규모가 3200억원에 불과하다. 또 잔여 60%는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6조4000억원 규모의 채권담보부증권(P-CBO)에 순차적으로 분할 편입한다고는 하지만 신보가 1483억원, 재정 및 정책금융공사로부터 각각 3500억원씩 조달하는 등 재원마련 규모가 총 8500억원에 그친다.
발행기업의 채권은행들이 30%를 재인수한다고 하더라도 6조4000억원의 70%에 해당하는 4조4800억원의 거의 대부분을 산은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조4800억원에서 회안펀드 3200억원과 P-CBO 관련 재원 8500억원을 제외한 3조3100억원에 현재 구조조정 중인 STX그룹에 대한 산은의 익스포저 3조8810억원을 합치면, 향후 1년 사이에 산은의 익스포저가 최대 7조2000억원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최근 1년간 산은의 익스포저 증가액 10조3043억원의 70%에 해당하고, 한해 위험가중자산 증가액 6조원을 1조2000억원 이상 넘긴 액수다.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금융시장부 최재훈 차장은 “회사채 시장은 은행대출에 비해 금리 변동성이 높은 데다 유동성이 낮아 기업 자금조달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선진국의 예상보다 빠른 출구전략 실행 시 회사채를 포함한 채권 투자를 많이 늘린 금융기관의 금리상승 충격에 대한 취약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일경 기자 ikpark@

뉴스웨이 박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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