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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기자
등록 :
2015-02-0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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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소통’ 확산에 나선 사연은…

잇따라 사건사고 오너일가와 임직원들 괴리감 커져
그룹 회장 직접 나서 임직원 신입사원과 대화

재계가 임직원과 ‘소통’ 폭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소통 창구를 활용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최근 그룹 사건사고에 이어 오너일가 등에 대한 비판여론이 커지면서 임직원에 대한 불만을 직접 듣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3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임직원과 소통 창구를 넓히고 경직된 조직문화 개선에 직접 나서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경기도 용인 신갈연수원에서 열린 ‘2015 임원 세미나’에서 “유연한 소통과 공감을 통해 잘못된 시스템과 문화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앞서 사내에 소통위원회를 만들어 기업문화 개선을 약속했었다.

이날 세미나의 주제는 ‘수익력 강화를 통한 흑자 달성과 성장 기반’였다. 조 회장은 국내외 임원 114명 이 참석한 회의에서 ‘소통’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언급했다. 이는 항공기 회황 사건 이후 대한항공의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 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역시 경기 용인의 금호아시아나 인재개발원에서 전 계열사 임지원이 참석한 ‘2015 상반기 임원 전략 경영세미나’에서 ‘소통 확산’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용어는 1999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고 2006년 그룹 창립 60주년을 기념에 아름다운 기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아직 아름다운 기업에 맞는 실적과 이미지를 만들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수식어는 금호아시아나가 독점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기업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박 회장은 주말에 그룹과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과 신입사원들과 함께 산행을 하며 소통을 하고 있는 중이다.

◇잘못된 조직문화 임직원 사기저하 까지 =그룹 회장들이 ‘소통 확산’을 주문하고 나선 것은 잘못된 조직문화가 결국 기업에게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조직내에서 불합리한 관행이 결국 기업의 사건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기업 사건사고는 반재벌 여론으로 이어지면서 임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만들어 이를 차단하겠다는 점도 조직문화 개선의 주된 이유다.

대기업 한 직원은 “기업 사건사고에 따라 비난이 커지고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외부인들에게 조롱 당하는 느낌이다”며 “위로는 계속 요구만 이어지고 군대식 문화로 심한 압박감을 느껴 퇴사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오너의 사건사고의 이미지 피해보다는 이른바 “까라면 까라”라는 식의 잘못된 조직문화가 만든 결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기업 직원은 “불합리한 지시를 내려도 대꾸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회사의 한 직원은 조직 부서장의 잦은 개인적인 지시에 환멸을 느껴 상부에 보고 했더니 마치 ‘하극상’처럼 대우해 결국 사직한 케이스도 있다”고 전했다.

◇그룹 회장들 올해 조직문화 개선 약속= 올 초 그룹 회장들은 올해 과제중 하나로 저마다 조직문화 개선을 약속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 초 “열띤 토론 없이 일방적인 소통과 고객 가치에 맞지 않더라도 지시에 순응하는 문화로는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 회장은 ”구성원이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주인이 되고 이를 만들어가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리더들이 책임지고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여러 이해관계자와 소통해야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윤리경영 도외시하면 기업 내부는 물론 외부적으로도 사회적 신뢰를 잃게 된다”며 “윤리경영에 대한 교육과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문화 개선 잘 될까= 기업들이 저마다 조직문화를 개선하겠다고 나서면서 직원들의 기대가 크다. 다만 그동안 보여주기식 조직문화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기업 관계자는 “그룹 최고경영자가 나서서 조직문화 개선을 약속한 것에 대해서 직원들의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조직문화 특성에 맞게 조직문화 개선에 맞춰야 하는데 자칫 보여주기식에 그치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 몇몇 기업은 이사급 임원들의 방을 개방했지만 직원들이 단 한번도 찾지 않았다. 임원과의 대화로 자칫 ‘내부고발’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직내 문제를 드러냈고 이야기 하면 자칫 고발자로 인식하기 쉬어 결국 부서장에게 찍힐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프로세스나 시스템 만들어 위에서부터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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