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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신동빈, 날개 단 정지선

추락하는 신동빈, 날개 단 정지선

등록 2016.07.13 17:29

수정 2016.07.13 17:58

이지영

  기자

현대백화점, 신세계 제치고 2위 자리 굳혀유통 1위 롯데, 악재 엎친데 덮쳐 실적 추락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국내 대표적인 유통기업 가운데 정지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백화점 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길어지는 불황으로 유통업계가 허리띠를 졸라맨 가운데서도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 올리며 백화점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끄는 롯데쇼핑의 경우 최근 경영권 분쟁과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펼쳐지면서 백화점과 마트, 홈쇼핑 등 대부분이 계열사들의 부진이 지속돼 유통업계 1위 위상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현대백, 외형성장에 수익성까지=백화점업계 2위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각각 7조3500억원, 6조 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약 1조원의 격차가 벌어졌다. 현대백화점이 신규 점포 개장과 매장증축을 통한 매출 확대에 집중한 결과다. 지난 1분기에는 현대백화점이 총매출 1조 3239억원과 102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6.6%, 11.2%씩 증가해 업계에서 유일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롯데에게 넘어간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4위 점포인 인천점의 계약기간(2017년 11월)이 끝나면 현대백화점은 신세계와 격차를 더 벌이며 2위 자리를 확고하게 지킬 수 있을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연간 매출은 7200억원~7800억원 수준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공격 경영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오픈했고, 올들어서도 인천 송도점 아울렛과 동대문도심형 아울렛을 선보이며 숨가쁘게 외형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규 매장을 확대하며 몸집불리기에 나선 동시에 내실을 다지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현대백화점은 빅3 백화점 가운데 가장 낮은 판매관리비를 유지하며 튼실한 재무건전성을 자랑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이 같은 성과 뒤에는 정지선 회장의 ‘선안정 후성장’ 경영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03년 취임하고 6년동안 백화점 신규 매장을 한 곳도 내지 않았다. 2010년 이후 롯데와 신세계가 아울렛 시장에 뛰어들 때도 가세하지 않고 내실다지기에 집중했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는 튼실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곳곳에 신규 매장을 열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최근 증축에 들어갔고 압구정 본점도 수직 증축을 계획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 4월 개점한 송도 아울렛이 한달 만에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백화점의 2분기 총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3385억원, 83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9%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각종 악재 유통황국 롯데=‘유통공룡’으로 아성을 지켜온 유통업계 1위 ‘롯데’가 각종 악재에 휩싸이며 휘청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끄는 롯데는 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을 추스리기도 전에 검찰이 롯데그룹의 비리 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에 착수하면서 ‘사면초가’ 상태로 빠져들었다.

롯데그룹의 경영활동에는 구멍이 뚫리고 있다. 비리 의혹으로 그룹 수뇌부 뿐 아니라 유통 계열사 간부급도 줄소환되면서 롯데그룹이 전사적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물론 경영마저 ‘올스톱’된 상태다.

각종 악재에 짓눌려 롯데쇼핑의 실적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검찰의 비자금 수사와 소비심리 회복 지연, 롯데마트의 옥시사태, 홈쇼핑의 영업정지 처분 등 롯데를 둘러싼 악재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을 분위기여서 하반기 실적 부진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006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전환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롯데그룹의 주력사업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사업은 소비 침체와 업계 전반의 성장세 둔화로 저성장 늪에 빠져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은 29조127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7.8%나 줄어든 853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3461억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 국내 소비 침체로 사업이 정체된 상황에서 중국 경기 둔화로 해외 사업 부문까지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백화점 사업부문은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14.8%나 쪼그라들었다. 매출은 8조325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지난 1분기에도 롯데백화점은 역신장했다. 백화점 시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783억원, 14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씩 줄었다.

2분기 역시 영업이익은 16.5% 감소한 1689억원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3년 4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해 수익성 악화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롯데쇼핑의 부진은 경쟁업체들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현대백화점은 2분기에 19% 이상의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이 예상되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5%~10%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영업이익 성장세는 지속적인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백화점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은 해외사업에서 10년째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4년 흑자 전환을 확신했던 1호점도 여전히 적자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분기 해외사업에서 매출 350억원, 영업적자 2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9.4%(30억원) 늘었으나 영업적자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적자 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5곳)·베트남(2곳)·러시아(1곳)·인도네시아(1곳) 등 9개 해외점포의 총 영업적자는 2011년 200억원에서 2013년 850억원까지 늘어나더니, 지난해엔 1050억원까지 적자 폭이 커졌다

앞서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의 여파로 연 매출 5000억원대의 ‘캐시카우’인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를 상실당했다. 월드타워 면세점 재승인 과정도 여러가지 악재들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홈쇼핑의 영업정지 역시 롯데쇼핑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6개월간 프라임타임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롯데홈쇼핑은 60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오전 8~11시와 오후 8~11시 프라임타임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48% 수준이다. 6개월간 영업을 못할 경우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호텔롯데 상장도 기약할 수 없다. 지난달 공모가액 4조원대의 호텔롯데 상장이 사실상 무산됐다. 면세점 경영의 중심에 있던 신영자 이사장이 비리 의혹에 휘말리면서 상장을 한 차례 미뤘지만, 검찰 수사가 그룹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상장 자체를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지영 기자 dw0384@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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