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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빠진 업무보고...정권 말 몸 사리나?

경제부처 작년 추진 정책 나열 그쳐
권한대행 체제에서 적극성 보여주기 힘들어

정권 말기에 볼 수 있는 모습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연출됐다. 올해 정부의 업무보고에서는 현재 ‘위기’라는 진단서를 받은 우리경제를 방어할 만한 새로운 대책은 찾을 수 없다. 성과 보다는 흠을 잡히지 않기 위한 ‘몸 사리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5개 경제 관련 부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튼튼한 경제’라는 주제로 2017년도 합동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연초 업무보고는 통상 전년 말 발표되는 경제정책방향을 바탕으로 각 부처가 핵심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를 설명하는 자리다. 한 해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뽑아내야하는 만큼 다소 벅차더라도 과감하고 적극적인 정책적 움직임을 보여준다. 예외가 있다면 정권 말기다.

최근 상황은 ‘정권 말기’ 모습과 다르지 않다. 5년차에 들어서면 레임덕을 의식해 정책당국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는 대통령 자리가 대행체제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예년보다 김빠진 업무보고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각 부처의 업무보고 내용을 보면, 지난해부터 계속 추진돼 오던 굵직한 정책들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목표치를 조금 더 상향하거나 금융부문의 지원을 늘리겠다는 게 전부다.

경제 컨트롤타워격인 기재부는 아예 리스크관리에 주력할 방침을 내비쳤고, 수출당국인 산업부는 기저효과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수출반등을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심지어 산업부의 올해 수출목표는 민간연구기관에서 전망한 수출증가율보다 2%포인트 가까이 낮게 잡았다.

공정위는 제조물 책임법상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 눈에 띈다. 다만, 집단소송제와 연계하는 게 실효성이 높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공정위 검토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가계부채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소득증대 방안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국토부는 진행해 오던 서민주거안정의 추진을 이어가고,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에 보조를 맞춰주는 역할에 충실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권 말기에)과감한 정책을 펼치는 데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업무보고에서 다른 내용이 담기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황 권한대행이 실제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 따르는 한계가 그 이유라는 반론도 있다. 현재 황 권한대행은 레임덕을 앞둔 대통령처럼 각 부처를 독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공기관 인사를 진행한 것을 두고 야권으로부터 뭇매에 가까운 지적을 받은 이후, 경제위기 속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정을 운영하기엔 부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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